구자욱(삼성)을 보노라면 '야잘잘'이라는 표현이 절로 떠오른다. 어느 타순에 배치되든 제 몫을 다하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잠실 두산전부터 2번 중책을 맡은 구자욱은 9일 대구 KT전에서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2번 우익수로 나선 구자욱은 3회 1사 2루서 우익선상 2루타를 터뜨려 이학주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5회 2사 2루 추가 득점권 상황에서도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2루 주자 김상수는 여유 있게 홈인. 구자욱은 6회 2사 2,3루 찬스에서도 내야 안타로 타점을 추가했다. 삼성은 KT를 7-5로 꺾고 개막 4연패 후 2연승을 달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구자욱은 "타순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2번 자리에 마가 낀 듯 치는 사람마다 제대로 치지 못했는데 오늘도 잘 맞은 타구는 아니지만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2일 키움과의 정규시즌 개막전 이후 4연패 수렁에 빠졌을 때 팀 성적이 좋지 않다 보니 분위기가 가라앉은 건 사실. 그렇다고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구자욱은 "경기에서 패하면 분위기는 안 좋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기력이 더 좋아진 느낌도 들었다. 4연패를 기록했지만 앞으로 남은 경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4연패는 기억에서 지워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득점권 상황마다 한 방이 터지지 않아 아쉬움을 삼켰던 삼성은 8일부터 타선이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구자욱은 "아무리 좋은 선수가 있다고 해도 분위기는 무시 못한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더 많은 안타와 점수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삼성 타선의 키플레이어로 기대를 모았던 오재일의 부상 공백은 가히 크다. 오재일의 삼성 이적 후 빠른 적응에 많은 도움을 줬던 구자욱은 오재일이 복귀하기 전까지 잘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일이 형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후배들도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열심히 하다 보니 다치게 됐는데 재일이 형이 오기 전까지 잘 버티며 최대한 많은 승리를 거둬야 한다. 재일이 형도 (빨리 복귀해야 한다는) 큰 부담을 안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구자욱은 또 "재일이 형은 우리 팀원이기 때문에 (부상으로 빠졌다고) 없는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