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안내면 볼이 안가요".
KIA 타이거즈 우완투수 김재열(26)은 자신만만했다. 지난 8일 키움 히어로즈전에 구원 등판해 데뷔 첫 승을 낚았다. 롯데 입단과 방출, 입대, 사회인 야구를 거쳐 작년 5월 KIA에 입단했다. 개막은 퓨처스에서 출발했으나 곧 콜업을 받아 드디어 8년 만에 승리를 거두었다.
감격의 첫 승 이지만 과정이 아슬아슬했다. 8회는 주자 2명을 내보냈다. 스스로 아웃카운트를 잡고 수비 도움까지 받아 막았다. 팀이 역전했으나 9회말 선두타자를 내보내고 내려왔다. 뒤를 이은 이준영이 잘 막아 첫 승을 안겨주었다. 이준영도 생애 첫 세이브를 따냈다.
지난 9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취재진을 만난 김재열은 "완벽하게 막지 못해 개인적으로 아픈 첫 승이었다. 코치님이 '첫 승 못하고 은퇴한 선수 많다. 값진 것'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래도 깔끔하게 멋있게 막아어야 했다"고 아쉬움 담은 첫 승 소감을 밝혔다.
스프링캠프를 잘 소화했다. 필승조 후보까지 거론됐으나 개막은 퓨처스 팀에서 출발했다. 생각보다 빨리 콜업을 받았다. 2경기 연속 연장전을 하면서 불펜이 바닥났다. "2군에서 항상 경기 봤다. 이틀 동안 연장전을 하길래 잠이 안오더다. 나를 부를 것 같았다"며 웃었다.
자신의 장점에 대해서는 "전투력 있게 던진다. 작년 (외국인투수) 가뇽이 자신감 있게 던지는 것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나도 자신있게 던졌을 때 공 안좋더라도 타자들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감독도 마운드에서 자신감을 높게 평가했다.
전투력이 너무 강해서인지 김재열은 공을 던질 때마다 "으앗!" 기합 소리를 낸다. 관중들이 없을 때는 경기장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이다. "이상하게 던지면 기합 소리가 절로 나온다. 소리를 내지 않으면 공이 안갔다. 자신있게 내 스타일대로 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즌을 앞두고 변화구에 많은 공을 들였다. 타자들이 직구만 노리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변화구를 많이 연습했다.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게 됐다. 노력한 것이 나왔다. 커브가 좋다는 소리를 들었다. 주무기로 삼고 있다. 캐치볼 할때도 던지면서 익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에 재입단하면서 좋은 것이 많아졌다. "(5월부터) KIA에 오니 체계적 관리를 받으며 부상없이 갈 수 있어 제일 좋았다. 먹는 것, 마사지 등 도움을 받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고 힘이 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목표로 홀드 20개를 잡았다. 못미쳐도 정해놓으면 10개도, 그 이상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김재열은 "오늘도 대기한다. 불러주면 던지겠다. 던지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실제로 브룩스와 변시원에 이어 6회 무사 1,2루에서 구원등판해 나성범을 삼진으로 잡았으나 양의지에게 좌월 스리런홈런을 맞았다. 그러나 8회 2사까지 실점하지 않고 제몫을 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