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은 강정호(34)보다 훨씬 빨랐다.
김하성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원정경기에 9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 5회초 3-3 동점을 만드는 솔로포를 치며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장식했다. 샌디에이고의 7-4 역전승에 힘을 보탠 결정적 한 방.
텍사스 선발투수 조던 라일스의 3구째 가운데 몰린 78.8마일 커브를 잡아당겼고,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케 했다. 타구는 좌측 폴을 맞고 떨어졌고, 김하성은 홈런을 확인한 뒤에야 베이스를 돌았다. 홈런 비거리 118m.
빅리그 데뷔 8경기, 22타석 만에 터진 첫 홈런. 앞서 7경기 18타수 3안타 타율 1할6푼7리에 그친 김하성에겐 첫 장타이기도 했다. 안정된 수비에 비해 방망이가 터지지 않아 애태웠지만 최근 들어 타구를 외야로 띄우기 시작했고, 마침내 홈런 손맛을 봤다.
1할대 타율로 오래 걸린 것 같아 보이지만 김하성의 홈런 페이스는 크게 느리지 않다. 6년 전 메이저리그에 먼저 데뷔했던 선배 강정호보다 훨씬 빠른 시점에 첫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데뷔한 강정호는 그해 5월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첫 홈런을 때렸다. 개막 15경기, 34타석 만에 터진 홈런이었다. 첫 14경기에서 타율 2할5푼9리를 기록했으나 홈런이 없었다. 첫 홈런으로 시동을 건 강정호는 그해 126경기 467타석에서 15홈런으로 마무리했다.
KBO리그 출신 한국인 타자로 첫 홈런까지 가장 오래 걸린 선수는 2016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뛴 김현수. 개막 후 17경기, 54타석 만에 첫 홈런을 쳤다. 시즌 최종 홈런은 6개로 95경기 346타석에서 기록했다.
2017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황재균은 콜업 후 데뷔전 3번째 타석에서 첫 홈런을 신고했다. 2016년 시애틀 매리너스 이대호는 3경기 5타석, 같은 해 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도 3경기 12타석으로 비교적 빠른 시기에 첫 홈런 손맛을 봤다.
내야 백업으로 시작한 김하성으로선 타격감을 찾고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어깨 부상 이탈 후 4경기 연속 선발 출장하면서 타격감을 조율했고, 마침내 첫 홈런까지 넘겼다. 김하성은 “선발로 나갈 때가 훨씬 편하다. 점점 메이저리그에 적응해가는 기분이다”며 “첫 홈런이라 기쁘지만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