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대표팀 승선을 꿈꾸는 박세웅(롯데)과 원태인(삼성)이 같은 날 선발 등판해 나란히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박세웅은 지난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위기 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박세웅은 2회 2사 후 김민식의 볼넷, 류지혁의 우전 안타로 2사 1,3루 실점 위기에 놓였으나 김호령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동료들의 도움도 컸다. 1회 정훈과 한동희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먼저 얻었고 3회 응집력을 발휘하며 빅이닝을 완성했다. 6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한 정훈을 비롯해 안치홍, 손아섭, 전준우 등 4명의 타자가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박세웅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건국(2이닝 1탈삼진 무실점)과 이인복(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은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박세웅은 "경기 초반 1회와 2회를 잘 넘기면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제구와 구속 등 전체적으로 좋았다. 특히 (김)준태 형이 오늘 직구가 좋다고 판단해 직구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게 리드를 해준 것이 효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또 "변화구는 많이 타자들이 머리속에 포크를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슬라이더와 커브 비율을 높였다. 기분좋은 첫 승을 했는데 앞으로도 나가는 경기에서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7일 잠실 두산전에서 5이닝 7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하고도 고배를 마셨던 원태인. 이날 한화를 상대로 6이닝 2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총 투구수 91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63개. 직구 최고 148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고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투심 패스트볼 등 다양한 구종을 선보였다.
원태인은 지난해 한화전 3경기 2패(평균 자책점 9.49)로 고전했으나 시즌 첫 대결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데 성공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의 절묘한 조합은 단연 돋보였다.
"작년에는 체인지업을 결정구와 카운트를 잡는 용도 모두 활용하면서 상대 타자의 눈에 익었는데 (강)민호 형의 조언대로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고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활용한 게 탈삼진 증가 비결이다". 원태인의 말이다.
박세웅과 원태인 모두 도쿄 올림픽 대표팀 승선 의지를 드러냈다. 대표팀 사전 등록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들은 최종 엔트리에 발탁되는 게 목표다. 이날 보여줬던 모습을 계속 이어간다면 김경문호 승선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