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처럼 던지면 안된다".
KIA 타이거즈 이의리와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이 첫 대결에서 반성문을 제출했다. 지난 15일 광주에서 처음으로 특급루키 대결을 벌였으나 이긴 쪽은 없었다. 특급 루키라는 주변의 시선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만족할 수 없는 첫 대결이었지만 값진 경험도 했다.
이의리는 4이닝 3피안타 4볼넷 7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3회 1루수 터커의 수비실수가 나오면서 크게 흔들렸고 3안타와 2볼넷을 내주고 3실점했다. 1회와 2회는 주자를 내보냈지만 실점은 없었다. 3회 3점으로 막고, 4회는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솎아내는 위력도 보였다.
김진욱은 3⅔이닝 3피안타 6볼넷 2탈삼진 5실점했다. 타선이 3점을 뽑아주었으나 3회 2점, 4회 3점을 내주고 패전을 안았다. 2회는 볼넷 3개를 남발하며 만루위기를 맞기도 했다. 무엇보다 투수들이 피해야 하는 볼넷으로 무너졌고, 팀의 역전패로 이어지는 결과를 안았다.
너무 잘 던지려다 긴장한 탓인지 볼이 많았다. 이의리는 94구 가운데 스트라이트(56개) 비율이 60%에 그쳤다. 최고 구속은 148km를 찍었다. 김진욱은 95구 가운데 51% 밖에 되지 않았다. 직구(57개), 커브(21개), 슬라이더(17개)를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5km가 나왔다.
고졸 신인으로 이제 첫 출발이다. 이의리는 첫 경기 호투를 잇지 못하고 첫 시련을 겪었다. 두 루키의 숙제는 이날의 쓰린 경험을 발전의 동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음 등판에서 보다 발전되고, 보다 성숙한 투구로 이어져야 한다. 그래서 그 다음 등판이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이의리는 "관심을 많이 받은 경기여서 그런지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투구 때 중심 이동도 빨랐고,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치 않아서 제구가 좋지 않았다. 투구수가 너무 많은 게 불만족스럽다. 키움전처럼 '쳐보라'면서 던졌어야 했다. 오늘처럼 던지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반성했다.
김진욱도 "오늘 상대 선발인 이의리 선수도 좋은 선수지만 의식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 하려했다. 일단 볼/스트라이크 비율과 볼넷이 많았던것도 아쉽다. 앞으로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여 편하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모진 풍상을 겪어야 큰 나무가 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