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수비에 잘 던지던 투수가 무너졌다.
한화 외국인 투수 닉 킹험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와의 홈경기에서 5회까지 2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위력을 떨쳤다.
최고 149km 직구(32개)와 낙차 큰 커브(36개) 체인지업(26개)으로 LG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었다. 하이 패스트볼과 함께 떨어지는 변화구로 높낮이 활용을 잘했다. LG 선발 이민호와 나란히 5회까지 무실점 투수전을 벌였다.

그러나 6회 한 번에 무너졌다. 한석현과 정주현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찾아온 무사 1,2루 위기. 여기서 결정적 상황이 발생했다. LG는 홍창기에게 보내기 번트 사인을 냈고, 한화 내야도 전진 수비를 펼쳤다. 번트 타구가 오른쪽으로 향하자 투수 킹험과 1루수 라이온 힐리가 앞으로 달려왔다.
킹험이 먼저 공을 잡은 뒤 포수 최재훈의 사인을 받아 1루로 송구를 하려 했지만 황당하게도 베이스가 비어있었다. 2루수 강경학이 1루 커버를 들어가지 않고 2루로 향한 것이다. 상대 희생번트가 1루 쪽으로 나오면 1루수가 앞으로 대시하고, 2루수가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는 게 정석인데 이날 한화 수비는 약속된 사인이 맞지 않은 모습이었다.
홍창기가 1루로 여유 있게 들어가면서 1사 2,3루가 되어야 할 상황이 무사 만루로 급변했다. 기록도 내야 안타로 처리됐다. 맥이 빠진 킹험은 오지환을 1루 땅볼로 잡았지만 김현수에게 만루 홈런을 맞았다. 1~2구 연속 체인지업이 볼로 빗나갔다. 3구째 135km 체인지업을 가운데로 던졌으나 높게 몰리면서 김현수의 배트에 제대로 걸렸다. 우측 담장 밖으로 까마득히 넘어가는 만루 홈런.
수비 실수 이후 만루 홈런이 터지면서 순식간에 경기 흐름이 LG로 넘어갔다. 킹험은 추가 실점 없이 6회를 마쳤지만 6이닝 8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첫 패전을 안았다. 5회까지 동점 승부에서 황당한 실수로 흐름을 내준 한화도 0-8 완패를 당하며 루징시리즈로 주말 3연전을 마쳤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