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할 타자'의 특급 세리머니, 그가 활을 쏘면 마법이 찾아온다 [오!쎈 이슈]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5.03 05: 32

“타석에서 명사수가 되자!”
KT 위즈의 간판타자 강백호(22)는 올 시즌 안타를 치고 나간 뒤 독특한 세리머니로 출루의 기쁨을 표현한다. 활시위를 잡아당기는 시늉을 통해 더그아웃에 가상의 화살을 쏘면, 동료들 역시 강백호를 향해 상상 속 화살을 쏘며 이를 축하해준다. 과연 이 세리머니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일까.
KT 관계자에 따르면 ‘화살 세리머니’는 강백호가 가장 먼저 아이디어를 내며 시작됐다.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의 궁수 캐릭터인 ’애쉬‘를 형상화한 동작으로, 활시위를 당기는 모습을 통해 타석에서도 애쉬와 마찬차가지로 명사수가 되자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다시 말해 투수의 공을 명사수처럼 적재적소에 때려내자는 뜻이다.

3회말 1사 1,2루에서 KT 강백호가 선제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30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진행됐다. 4회말 1사 1,2루 KT 심우준이 1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강백호부터 시작된 이 세리머니는 현재 심우준, 김병희 등 다른 젊은 선수들에게도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이들도 최근 경기서 안타를 치고 나간 뒤 하나같이 더그아웃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며 명사수가 되고자 했다. KT 유튜브 채널인 ‘위즈티비’는 ‘화살이 빗발치는 kt wiz 덕아웃’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강백호의 안타 이후 전 선수단이 화살 세리머니로 하나가 되는 장면을 조명하기도 했다.
사실 KT의 세리머니가 화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강철 감독 부임 첫해인 2019년 베테랑 유한준, 박경수를 중심으로 팀워크 결집을 목표로 하는 비상 세리머니가 유행했고, 지난해 창단 첫 가을야구에서는 스페셜 세리머니 자체 공모전을 진행한 결과 강민국이 제안한 마법 세리머니와 송민섭의 아이디어인 잘난척 세리머니가 낙점을 받았다. 그리고 올해 강백호 주도로 또 하나의 세리머니가 생기며 팀워크가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사진] 위즈티비 캡처
강백호는 실제로 올 시즌 명사수 부럽지 않은 정교한 타격을 뽐내고 있다. 5월 2일 수원 KIA전까지 25경기 기록은 타율 .418 41안타 2홈런 25타점 OPS 1.025.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4할 타율을 유지 중이며, 최다안타와 출루율 1위(.474), 타점 3위 등 각종 타격 지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강백호의 활약을 등에 업은 KT도 지난주 5승 1패 상승세를 달리며 선두 삼성에 0.5경기 차 뒤진 2위로 올라섰다.
세리머니는 팀을 결속시키는 효과가 있다. 특히 개인의 실력이 아무리 출중해도 팀워크 없이는 승리가 어려운 야구에서는 더욱 시너지를 낸다. KT 관계자는 “여러 선수들이 화살 세리머니를 함께하면서 더그아웃 분위기가 확실히 더 좋아졌다”고 효과를 직접 전했다.
강백호의 작은 세리머니 하나가 KT에 마법을 일으키고 있다. 팀이 하나로 똘똘 뭉치는 그런 행복의 마법 말이다. /backlight@osen.co.kr
30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진행됐다. 6회말 1사 만루 KT 강백호가 2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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