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를 못나가게 하면 된다".
KIA 타이거즈 특급 루키 이의리(19)에 대한 농담이 현실이 되고 있다. 투수들은 주자가 있을 때도 강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하다 나온 말이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이의리에 대한 평가를 질문받자 여러가지 칭찬을 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김병현의 루키 시절이 생각날 정도로 멘탈이 강하다"고 칭찬했다.
이어 "직구의 위력이 좋고, 체인지업도 좋아졌다. 삼진을 잘 잡는데 직구이든 변화구이든 팔이 똑같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타자들이 전혀 직구와 변화구를 구별하기 힘든 투구폼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의 점검사항도 빼놓치 않았다. 바로 유주자시 투구였다. 빠른 주자가 있으면 투수들의 투구템포가 달라진다. 와인드업을 못하고 퀵모션으로 볼을 던진다. 신경을 쓰다보면 밸런스가 흐트러지고 제구도 흔들린다. 좋은 투수라면 주자가 있어도 무난하게 던져야 한다.
윌리엄스 감독은 "주사가 있을 때 던지는 방법을 많이 연습하고 있다. 다양한 투구 방법과 템포를 중점 연습하고 있다.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동시에 "타자를 1루에 아예 못나가게 하는 방법도 있다. 그렇게 싸우는 방법도 아주 좋다"며 웃었다.
그런데 그 농담이 현실이 되고 있다. 이의리는 20이닝을 던진 투수들 가운데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0.94로 가장 낮다. 리그 최고투수들이 삼성 원태인(1.00), LG 정찬헌(1.00), 두산 최원준(0.99), LG 수아레즈(0.95), SSG 박종훈(0.95)급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규정 이닝이 모자라 순위안에는 들어가지 못하지만 다음(5일 사직 롯데전) 등판이면 규정이닝에 들어갈 것이다. 지금까지의 투구를 그대로 보여준다면 정식으로 맨 상단에 이름을 넣을 것으로 보인다. 피안타율도 1할5푼8리에 불과하다. 역시 20이닝 이상 던진 투수들 가운데 가장 낮다.
관건은 볼넷이다. 9이닝당 볼넷은 3.63개로 하위권(30명 가운데 20위) 수준이다. 볼넷을 줄인다면, 더욱 짠물 괴물 투수가 되는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