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영상 3회 수상에 빛나는 투수 맥스 슈어저(37·워싱턴 내셔널스)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둔 뒤 인터뷰에 임하지 않고 '칼퇴근'했다. 셋째 출산을 앞둔 아내 곁을 지키기 위해 2시간37분 만에 경기를 끝내고 서둘러 구장을 떠났다.
아내 레이카와 슬하에 두 딸을 두고 있던 슈어저에겐 첫 아들. 출산일에 맞춰 등판 일정과 시간까지 치밀하게 계획했던 슈어저는 병원에서 아들의 탄생 순간을 지켜봤다. 슈어저는 "모든 게 계획대로 진행됐다. 의사들도 잘했고, 아내는 더 잘했다"며 기뻐했다. 아들의 이름은 데릭 알렉산더 슈어저.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된 슈어저는 더욱 힘을 냈다.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1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7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1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불펜 난조로 시즌 3승이 날아갔지만 인상적인 투구였다.
3회 카일 히가시오카에게 맞은 솔로 홈런이 유일한 실점으로 4회까지 무려 10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2회와 4회 3타자 연속 포함 매 이닝 탈삼진 행진을 이어가며 위력을 떨쳤다. 최고 95.8마일(154km) 포심 패스트볼(45개) 슬라이더(24개) 체인지업(16개) 커브(9개) 커터(5개)를 고르게 던졌다.
이날로 슈어저는 개인 통산 100번째 두 자릿수 탈삼진 경기를 했다. 놀란 라이언(215경기), 랜디 존슨(212경기), 로저 클레멘스(110경기), 페드로 마르티네스(108경기) 등 전설들에 이어 역대 통산 5번째 기록. 현역 투수 중에선 최다 기록이다.
통산 탈삼진도 2845개로 미키 로리치(2832개)를 제치고 이 부문 역대 20위로 올라섰다. 현역 투수 중에선 역대 18위 저스틴 벌랜더(휴스턴·3013개)에 이어 2위. 37세 베테랑이라곤 믿기지 않는 괴력의 투구로 벌랜더를 맹추격하고 있다.
9회 마무리 브래드 핸드가 블론세이브를 범하면서 슈어저의 시즌 3승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을 2.54에서 2.33으로 낮춘 슈어저는 탈삼진 61개로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59개)을 제치고 내셔널리그 1위에 올랐다.
한편 이날 경기는 연장 11회 글레이버 토레스의 끝내기 내야 안타가 터진 양키스가 4-3으로 이겼다. 최근 2연패를 끊은 양키스는 17승16패가 됐다. 워싱턴은 13승16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5위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