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시즌 KBO 비공인 배트 사용이 적발된 두산 주장 오재원(36)이 KBO로부터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오재원은 지난 11일 잠실 키움전에서 6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비공인 배트 사용 논란에 휩싸였다. 3회 첫 타석 우전안타에 이어 5회 중전안타를 친 가운데 키움 홍원기 감독이 오재원의 방망이를 두고 이의를 제기했고, 심판진 확인 결과 비공인 배트로 안타 2개를 때려낸 것으로 확인됐다. 오재원은 6회 3번째 타석부터 양석환의 배트를 빌려 나머지 경기를 소화했다.
오재원이 이날 사용한 배트는 미국 롤링스 사의 제품으로, 지난해까지는 KBO 공인 배트 명단에 있던 방망이였다. 그러나 올해 사용하겠다는 선수들이 없어 롤링스 사가 KBO에 공인을 신청하지 않았고, 이 사실을 놓친 오재원은 이날을 비롯해 앞선 경기에서도 이 배트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의 불찰로 KBO 공인 배트 규정을 어긴 것이다.
다만, 이는 규정된 재료나 규격 따위에서 벗어난 ‘부정 배트’의 개념과는 다르다. 오재원의 롤링스 사 방망이는 KBO 공인 인(印)이 새겨져 있는 공인 배트로, 단지 롤링스 사가 2021시즌을 앞두고 공인 신청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오재원이 방망이를 통해 부정행위를 한 건 전혀 없다. 사실 이날 3안타도 도구 효과가 아닌 선수의 타격감이 좋았던 것으로 보는 게 맞다.
그럼에도 징계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2021 KBO 규약의 KBO 배트 공인규정 제5조 ⓸에는 ‘선수가 공인 인(印)이 없는 배트를 경기 중에 사용했을 경우에는 총재가 제재금 또는 출장정지를 명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두산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내용을 보고 받은 KBO는 현재 규약 및 정확한 경위 파악을 통해 오재원에 내릴 징계를 검토 중이다.
오재원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2018년부터 사용하던 회사의 방망이인데 신경을 쓰지 못한 내 불찰”이라고 고개를 숙이며 “앞으로 최대한 기존 배트와 비슷한 배트를 맞춰 룰을 따르도록 하겠다”고 비공인 배트 사용 논란에 사과했다. 두산 고위 관계자도 “부정배트가 아닌 비공인배트 문제는 처음 겪지만, 규정을 위반한 만큼 KBO의 징계를 달게 받겠다”고 함께 사과의 뜻을 전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