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5일 만에 1군에서 152km 뿌린 유망주의 다짐 "이제 프로답게..." [오!쎈 잠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5.22 00: 09

그동안 잊혀졌던 강속구 유망주가 다시 1군에 모습을 드러냈다. 롯데 자이언츠 윤성빈(22)이 약 2년 만, 785일 만에 1군 복귀전을 치렀고 무실점을 기록했다.
롯데는 21일 잠실 두산전에서 9-1로 대승을 거뒀다. 외국인 투수 앤더슨 프랑코의 6이닝 1실점 역투, 타선의 활발한 득점력 등을 앞세워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날 대미를 장식한 것은 9회 등판한 윤성빈이었다. 2017년 1차 지명을 받으며 큰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 윤성빈은 3루 관중석에 잡은 롯데 팬들의 함성과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에 올랐다. 윤성빈의 마지막 1군 등판은 지난 2019년 3월 28일 사직 삼성전이었다. 당시 선발 등판해 ⅓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이날이 785일 만의 등판이었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윤성빈이 경기를 마치고 큰 숨을 내쉬고 있다./ rumi@osen.co.kr

이후 제구 난조와 가벼운 부상들을 쉽게 극복하지 못했다. 구단에서 애지중지했다. 시즌 중 이례적으로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단기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고 2020시즌을 앞두고는 미국 드라이브라인 트레이닝센터에서 교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팔꿈치 통증으로 시간을 허비했고 투구폼도 일정하지 않았다. 방황의 시간이 길어졌다.
하지만 올해 퓨처스리그 불펜으로 3경기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지난 20일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됐다. 그리고 이날 9-1로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자 롯데 벤치는 윤성빈을 마운드에 올렸다.
윤성빈은 첫 타자 양석환을 상대로 초구부터 150km 패스트볼을 뿌렸다. 이후 양석환의 머리 쪽으로 향하는 위험천만한 공도 있었지만 일단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김인태에게는 볼넷을 내줬다. 최용제를 상대로 다시 1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그리고 강승호를 상대로 3루수 땅볼을 유도했지만 실책이 나오면서 이닝이 종료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안재석을 투수 땅볼로 요리해 이날 등판을 모두 마무리 지었다. 1이닝 23구 1볼넷 무실점.
최고 구속은 152km까지 찍었다. 강속구는 여전했다. 다만 스트라이크 12개, 볼 11개로 스트라이크와 볼 비율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대신 23개의 공 가운데 21개를 패스트볼로 구사했다. 슬라이더와 포크볼 등 변화구가 있었지만 최대한 봉인했다. 마지막 타자였던 안재석에게 슬라이더 2개만 던졌다. 힘으로 압도하는 피칭을 펼치고 이닝을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경기 후 윤성빈은 "정말 오랜만의 등판이다.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했는데 막상 공을 던지니 후련했다. 그동안 창피한 모습들을 많이 보였는데 앞으로는 프로 선수다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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