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NC 다이노스가 한국시리즈 2연패를 향한 광폭 행보를 연이틀 펼쳤다.
NC는 FA 투수 이용찬을 영입하고 SSG 랜더스와 1대2 트레이드까지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용찬의 원 소속구단인 두산의 보상선수 선택에도 변수가 생겼다.
NC는 지난 20일, 미계약 FA였던 투수 이용찬과 3+1년 최대 27억 원(계약금 5억 원, 보장 연봉 14억 원, 옵션 13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투수진 뎁스 확충, 세밀하게 들어가면 불펜진을 보강하기 위한 영입이었다. 통합 우승 2연패를 향해 드라이브를 걸었다.
NC의 행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1일 SSG와 1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내야수 김찬형을 SSG에 내주고 내야수 정현, 외야수 정진기를 영입했다. 내야수 보강이 시급했던 SSG의 요청으로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NC가 받은 정현과 정진기 모두 유망주였지만 꽃을 피우지 못하고 20대 후반을 향해가고 있었다. NC는 이들의 장점에 집중하며 분위기 환기로 다시금 재능을 꽃 피우기를 바라고 있다.
이용찬을 영입하면서 NC는 두산에 보상을 해야 한다. A등급으로 책정된 이용찬의 보상은 20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 1명과 직전연도 연봉의 200%, 혹은 직전연도 연봉의 300%를 보상해야 한다. 두산의 선택에 달려있다.
NC의 보호선수 꾸리기 작업은 비교적 수월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올해 초 투타 핵심 유망주 4명(포수 김형준, 외야수 김성욱, 투수 최성영, 배재환)이 상무에 입대했다. 이들은 군 보류선수가 됐다. 만약 이용찬의 영입이 지난 겨울에 이뤄졌고 이들이 상무에 입대하지 않았다면 NC는 보호선수 명단 구성에 난항을 겪을 수 있었다. 두산의 선택지도 좀 더 폭넓어질 수 있었다.
또한 2020시즌 전체 1라운드 1순위 신인 정구범은 현재 육성선수로 전환된 상태다. NC 보호선수 명단 구성에는 여유가 생겼고 두산의 선택지는 줄었다. 보상선수 시뮬레이션에서도 NC는 미소를 짓고 있고 두산은 아쉬움이 짙다는 전언이었다.
그런데 NC는 이용찬 영입 이후 곧장 트레이드를 단행했고 KBO가 승인하고 공시가 됐다. 이용찬의 FA 계약 공시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보호선수 명단 작성과 선택은 모두 계약 공시일 기준으로 이뤄진다. 즉, NC는 보호선수 명단 작성에 트레이드 선수인 정현과 정진기까지 모두 고려해서 명단을 작성해야 한다.
‘KBO 규약’의 프리에이전트 보상 관련 규정에는 “20명(25명) 보호선수 및 보상선수에는 군 보류선수, 당해 연도 FA, 외국인선수, 당해 연도 FA 보상 이적선수는 포함되지 않으며, FA가 2월 1일 이후 계약할 경우 20명(25명) 보호선수 및 보상선수 명단에 는 군 보류선수, 직전 연도 FA, 외국인선수, 직전 연도 FA 보상 이적 선수, 당해 연도 신인선수(육성선수 포함)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시 되어있다. FA 계약이 공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트레이드가 이뤄졌을 상황에 대한 규정은 없다. KBO 관계자도 “트레이드 된 선수들 역시 보호선수 명단 작성 때 포함된다”고 알렸다.
결국 두산의 선택에도 변수가 생긴 셈이다. 이전과는 다른 보상선수 시뮬레이션을 실행해야 할 수도 있다. 선택지의 폭이 이전보다 넓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트레이드로 합류한 선수들의 보상선수 이적도 간과할 수 없는 시나리오가 됐다.
일단 두산 김태형 감독은 21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이용찬의 보상선수 선택과 관련해서 “명단을 봐야 알겠지만 특별히 투수 쪽이 급하지는 않다. 내야수도 괜찮고 외야쪽도 상황을 봐야할 것이다”면서 “포지션에 맞추지 않고 가장 필요한 선수가 나오면 데려오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두산은 이미 최주환(SSG)과 오재일(삼성)의 FA 이적 때 각각 내야수 강승호, 박계범을 보상선수로 선택했다.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가장 필요한 선수를 선택한다는 기조를 펼쳤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보호선수 명단을 받기 전, 트레이드라는 변수가 출몰하면서 두산의 고민과 선택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