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미래다.”
롯데는 래리 서튼 감독은 부임 이후 체제에서 다양한 선수들을 활용하고 있다. 기존 선수들도 활용하지만 2군 감독 시절 직접 지켜본 선수들을 대거 1군에 콜업시켜 경기에 내보내고 있다. 시행착오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밖에 없다. 결과도 챙기고 책임져야 하는 1군 감독이기에 시행착오의 후폭풍, 그리고 비판도 이전과는 다르다.
그래도 서튼 감독, 그리고 롯데 구단은 2군 선수들에게 많은 경험을 쌓게 하고 있다. 흔히 유망주에게 경험을 쌓고 성장하는 시간을 ‘세금 납부’라고 칭하는데 롯데도 이 과정을 겪고 있다. 지난 22일 잠실 두산전이 대표적이다.
롯데는 선발 박세웅이 6이닝 퍼펙트를 기록하는 등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비록 불펜진의 방화로 6이닝 3실점으로 기록이 떨어졌고 경기는 동점으로 흘렀다. 이후 다시 주도권을 찾을 수 있는 상황도 왔다. 대타 상황이 그랬다. 롯데 벤치는 이날 8회말 무사 만루 추재현 타석, 9회말 2사 1,2루 김민수 타석 때 모두 대타 기용 없이 기존 선수를 그대로 밀어붙였다. 결과는 뜻하는대로 나오지 않았다. 8회말 추재현은 삼진, 9회말 김민수도 삼진을 당해 득점 추가에 실패했고 경기도 3-4 끝내기로 패했다. 김민수는 타석에서의 아쉬운 모습에 더해 끝내기 상황에서 실책성 수비를 하면서 비판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하지만 서튼 감독은 이들을 두둔했다. 23일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서튼 감독은 대타 기용에 대한 질문에 “어제 상황에서 두산 투수들과 매치업을 시켜봤을 때 그 상황에 맞는 타자들이 타석에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김민수와 추재현 타석 때에 대한 얘기 같은데 김민수와 추재현 두 선수 모두 롯데의 미래다. 어제 같은 기회를 통해서 배우고 성장하기를 바랐기에 그 선수들을 타석에 뒀다”고 설명했다. 대타보다는 믿음을 심었고 세금 납부도 자처하겠다는 자세였다.
그리고 실책성 수비를 한 김민수에 대해서도 어제의 일은 잊고 다시 새로운 오늘을 준비해야 한다는 뉘앙스의 발언으로 두둔했다. 그리고 김민수는 23일 경기에 바로 선발 출장해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김민수, 추재현 두 선수뿐만이 아니다. 2군에서 콜업된 김주현도 23일 경기에 8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고 중요 상황에서 믿음을 심어주며 경기를 끝까지 책임지게 했다.
롯데의 이러한 경기 양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리빌딩과 성적 모두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적절한 노선을 택해야 하는 상황인데, 일단 롯데는 유망주들의 세금을 납부하게 하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시즌은 절반 이상 남았다. 롯데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롯데는 22일 경기에 이어 23일 경기도 0-4로 패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