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손정민 씨 사망 사건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 대중의 큰 관심이 집중됐다. '그알'은 결국 무엇을 말했나.
30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11시 15분 방송된 '그알'의 '의혹과 기억과 소문-한강 실종 대학생 죽음의 비밀' 편은 시청률 11.0%(전국)를 기록했다.
전 회차가 5.9%, 그보다 앞선 이전 회차가 4.5%를 기록한 것을 상기하면 '뜨거운 관심'으로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수치다. 이는 지난 2019년 7월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의 '아내의 비밀과 거짓말-고유정은 왜 살인범이 되었나?' 편의 시청률과 동률이기도 하다.
이날 '그알' 방송은 해당 사건의 화제성만큼 방송 전부터 관심이 쏟아졌던 바. 제작진은 '과학'으로 故 손정민 씨 사건에 접근했다. 목격자들의 증언, 입수한 영상 등을 다각도로 분석한 '그알'의 결론은 '타살 가능성은 낮다'라는 것. 특히 권위 있는 법의학자 등 전문가들은 타살이 아니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권일용 교수는 "범죄는 동기가 분명해야 하고 그 다음 기회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동기와 기회 부분들이 한강에서는 가능성이 낮다. 범죄를 계획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수정 교수는 사건이 벌어진 한강이라는 장소에 대해 "24시간 목격자가 넘쳐나는 곳이다. 이 같은 탁 트인 공간에서 살인의 고의를 가진 자가 살인을 하기는 굉장히 어렵다"라고 설명하며 "범죄 사건이 되려면 정민이 친구가 현장에 도로 나타나면 안 되는 거였다. 또한 정민이의 전화기가 발견되면 안 되는 일이었다. A씨 어머니가 전화를 했던 5시 반에 이 사건은 절대로 범죄 사건이 될 수 없는 지점이 발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성호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타인에 의한 익사, 강압에 의한 익사를 판단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가슴 부위, 어깨 부위, 목 부위 압력이라든지 이런 손상이다"라면서 하지만 故 손정민 씨의 사체에는 이런 흔적이 전무하다고 밝혔다.
박지선 교수도 "익사를 시켰다고 한다면 그 사람은 물에 흠뻑 젖어있어야 한다. 그런데 A씨가 물에 젖어있는 건 관찰된 바 없다"라며 A 씨가 故 손정민 씨 사망에 개입했다는 정황 증거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타살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라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A 씨 아버지 인터뷰도 공개됐다. 아버지는 A 씨와 고인이 친한 관계였다며 "친구가 그렇게 됐는데 옆에 있던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수 있겠나. 저희도 정민이 아버지만큼 경찰 조사가 잘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동안 침묵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정민이 부모님은 자식을 잃었다. 자식을 잃은 마음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나. 속이 상하든 속이 상하지 않든 그래서 가만히 있었다"고 털어놨다. 친인척 배후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없다. 어디서부터 나왔는지는 전혀 이해할 수 없다"라고 황당해했다.
이날 '그알'이 지적한 것은 허위 영상을 만들고 유포, 주장하며 대중을 현혹시키고 결과적으로 유족을 더욱 욕되게 하는 유튜버들의 비도덕적인 행위들이다. 이날 '그알'은 이 유튜버들이 제기하는 주장이 허위라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해냈다. 그럼에도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의혹을 제기하는 의견들이 상당한데, '그알' 방송 내용을 뒤집기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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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그알'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