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라이블리가 삼성 라이온즈와의 3년간의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 시즌 절치부심의 각오로 에이스로 우뚝 서겠다고 선언했으나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작별을 고해야 했다. 2019년 덱 맥과이어의 대체 선수로 한국 땅을 처음 밟은 라이블리는 9경기에 등판해 4승 4패(평균 자책점 3.95)를 거두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라이블리는 지난해 외국인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으나 부상으로 한 달 이상 전력에서 이탈하는 바람에 6승 7패(평균 자책점 4.26)에 그쳤다. 전반기 7경기 1승 4패(평균 자책점 4.50)로 부진했으나, 후반기 14경기 5승 3패(평균 자책점 4.17)로 선전했다. 구단 측은 라이블리 재계약 여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으나 후반기 활약과 리그 적응을 마친 부분을 고려해 동행을 택했다.
라이블리는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 전 머리카락을 파란색으로 염색하며 의지를 다졌다. 그는 "지난해 캠프 때 분위기가 너무 침체돼 있고 심심한 느낌이 들어 분위기를 살려볼까 해서 팀 컬러에 맞춰 염색했다"며 "'NEW BLUE NEW LIONS'라는 캐치프레이즈의 의미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라이블리는 6차례 마운드에 올랐으나 승리 없이 1패에 그쳤다.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라이블리는 지난달 11일 수원 KT전에 선발 등판, 1회 한 타자도 상대하지 않고 김대우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구단 측에 따르면 경기 전 준비 과정에서 오른쪽 어깨 통증을 느꼈고 선수 보호 차원에서 조기 교체했다.
부상이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회복은 더뎠다. 수술 여부를 놓고 구단 측과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삼성은 KBO에 라이블리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하고 2일 뉴욕 양키스 산하 트리플A 출신 좌완 마이크 몽고메리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조건은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45만 달러, 인센티브 5만 달러 등 최대 총액 60만 달러.
라이블리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투구 사진 3장과 함께 '라이온 포에버'라고 남겼다. 아쉽게도 삼성과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지만 올 시즌 선전을 응원하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