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소속 팀 미국 메이저리그의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이 특별한 이벤트 소식을 들은 추신수(39·SSG 랜더스)가 다시 한번 한국 야구 후배들을 생각했다.
지난달 29일 추신수는 1982년생 동갑내기 김태균(39)의 은퇴식에서 직접 꽃다발을 전달했다. 삼성 라이온즈와 시즌 6차전이 우천 취소가 된 3일 오후. 취재진을 만난 추신수는 당시 김태균 은퇴식을 떠올리며 “친구들이 은퇴하는 걸 보면서 내 나이를 실감한다”며 “그날 생각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야구에 바라는 점을 꺼냈다.
추신수는 “한 팀에서 대단한 누적 기록을 만들고 은퇴한 태균이가 정말 부러웠다”면서 “박수받고 떠나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고 말했다. 2일 기준 45경기를 치른 추신수에게 김태균의 KBO리그 기록은 대단해보일 수밖에 없는 노릇.
하지만 추신수도 16년간 열정을 쏟아 부은 메이저리그 시절이 있다. 게다가 메이저리그 생활을 정리하기 전, 7년간 뛴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은 그런 추신수를 기억하기도 했다.
텍사스 구단은 오는 6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리는 탬파베이 레이스와 홈경기 때 특별 이벤트를 진행한다. 그 날 관중 선착순 7000명에게 추신수의 버블헤드(인형)를 나눠주는 이벤트다. 텍사스 구단은 입장권 판매 사이트를 통해 이벤트 계획을 공지했다.
7년 1억 3000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몸값에 비해 텍사스에서 아쉬운 시즌을 보낸 적도 있지만 경기장 안과 밖에서 모범이 된 선수다. 추신수는 텍사스 시절 많은 기부 활동을 했고, 그라운드에서는 최선을 다해 뛰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생활이 어려워진 텍사스 산하 마이너리그 선수 191명을 위해서는 사비로 1000달러(약 111만 원)씩 지원하기도 했다.
텍사스 구단은 이런 추신수를 기억하는 홈 팬들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하는 것. 추신수는 "7년간 텍사스에서 뛰면서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매 경기 최선을 다했다. 그런 점을 텍사스 구단에서 인정해준 것 같다. 기분 좋은 일이다”며 “직접 감사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친구의 은퇴식을 보고 미국의 전 소속팀의 특별 이벤트 소식을 들은 추신수는 생각이 많아졌다. 그러면서 “텍사스에서 뛸 때 나는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은퇴 선수가 시구자로 초청되는 것을 봤다. 메이저리그는 1~2시즌만 뛴 선수들도 추억한다. 한국 야구에서도 더 많은 선수가 박수를 받고 떠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게다가 추신수는 “어떤 구장은 원정팀 라커룸에 가방을 놓을 장소도 충분하지 않다”고 다시 한번 KBO 리그 야구장의 열악한 시설에 아쉬워 하면서 “이런 환경에서 야구하면서 국제 대회에서 성적을 내는게 대단하다. (김) 강민이에게 ‘너네 정말 대단하다’고 말한다. 박수를 쳐줄 일이다”고 추켜세웠다.
추신수가 거듭 강조하는 것은 KBO를 비롯한 리그 소속 구단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뛰는 선수 한 명이라도 더 많이 기억해주고 박수쳐주는 것이다.
/knightjis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