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팡!!” 표적에 꽂히는 투구소리가 경쾌하다. “오, 나이스 볼!” 선수의 기를 북돋우는 이재영 코치의 추임새가 선수의 손놀림에 바람을 불어넣는다. 동영상의 스피드 건에 찍히는 구속이 143.7→145.9→146.4→144.9→145.4로 수준급이다. 평균 구속이 144~5km를 기록하고 있다. 고교 상급생 가운데 최정상급으로 봐도 무방하다.
조원태(18. 선린인터넷고 3)가 그 주인공이다. 조원태는 ‘킹덤 아카데미’의 이재영 코치가 심혈을 기울여 보살펴주고 있는, 앞길이 유망한 왼손 투수다.
조원태가 수소문 끝에 투수교습 전문 ‘킹덤 아카데미’를 찾아온 것은 지난해 말. 학교의 정규 훈련만으로는 세기를 다듬는데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그때부터 조원태는 주 2회가량 킹덤 아카데미의 원장인 이재영 코치의 집중 조련을 받으며 쑥쑥 자라나고 있다.
원체 타고난 체격(186cm, 90kg)이 좋은 데다 좌완이라는 이점까지 더해 앞으로 순조롭게 성장한다면 프로에서 큰 몫을 해낼 수 있는 자원이다. 그에 따라 여러 프로구단 스카우트들도 조원태의 성장 과정을 눈여겨보면서 올해 신인선수 드래프트 순번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그의 잠재력을 주목하고 있다는 얘기다. 조원태는 단순히 공만 빠른 것이 아니라 슬라이더도 곧잘 구사하는 등 나름대로 기교를 갖춰가고 있다.
스피드가 능사는 아니지만 구속이 뒷받침되면 타자를 제압하기가 좀 더 수월해지기 때문에 이재영 코치는 그의 구속을 끌어올리는 데도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조원태는 고교야구 주말리그에서 발목을 삐어 한동안 피칭 훈련을 쉬었다. 대신 킹덤 아카데미에서 근력운동으로 체력을 비축하고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부상회복에 주력했다. 5월 말부터 피칭 훈련을 재개한 조원태는 “(올해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순위에 드는 것을 일차 목표로 훈련하고 있다. 학교 정규 수업만으론 한계가 있어 1:1로 가르쳐 주시는 킹덤 아카데미를 찾게 됐다”고 ‘특별 과외 훈련’을 하는 까닭을 설명했다.
이재영 코치는 “아직은 가능성을 많이 보고 있다. 경기 풀어가는 운영능력을 배우는 단계다.”라고 조원태의 ‘현재’를 진단하면서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메커니즘이 워낙 좋다. 다만 타자를 상대할 때 투구 수가 많은 경향이 있다. 그 점은 프로 스카우트들도 지적하고 있는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너무 완벽하게 던지려고 코너웍에 집착하다 보니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는 게 이 코치의 지적이다. 이 코치는 “쉽게 승부하라고 주문한다. 가운데로 승부해도 될 정도고 구위가 좋다”면서 조원태의 기를 살려주려고 애를 쓴다.
류현진(터론토 블루제이스)이 144~147km의 구속으로도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로 버틸 수 있는 것은 물론 제구력이 바탕이 돼 있기 때문이다. 조원태도 롤 모델인 류현진처럼 제구력을 가다듬는 데 힘을 쏟고 있지만 동시에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것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재영 코치는 “선수들이 단련하면 23~26살까지는 힘이 붙는다. (조원태가) 고교생으로 이 정도인데 제구력도 더 기르고, 프로에 가서 2, 3년 지나면 구속이 더 올라올 것이다.”면서 “오버핸드드로형으로 원체 자질이 좋고, 실전 위주로 만들어가는 과정도 잘 소화하고 있다. 게다가 인성도 바르다”고 칭찬을 끼지 않는다.
조원태는 올해 고교야구 주말리그에 2게임에 등판, 7이닝 동안 29타자를 상대로 5피안타, 5볼넷, 4실점,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외견으로는 썩 만족할만한 내용은 아니었으나 탈삼진이 무려 14개나 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대한 타자의 절반을 삼진으로 처리했다는 것은 그의 타자 상대 요령과 구위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조원태는 강동리틀, 건대부중, 덕수고를 거쳐 선린인터넷고로 옮겨 지금에 이르렀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게 이재영 코치의 객관적인 평가다. 조원태가 가는 길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글. 사진/ 홍윤표 OSEN 고문
동영상 제공킹덤 아카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