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있지의 리아로부터 학폭 피해를 주장한 A씨가 경찰로부터 무혐의 결과를 받았다. 대부분의 학폭 사건은 경찰 단계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 된다는 것이 법조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지난 13일 인천 연수경찰서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된 20대 여성 A씨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명 아이돌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해당 아이돌은 리아였고 JYP 측은 A씨를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A씨가 올린 글이 허위로 꾸며냈다는 증거가 부족하며, 해당 글은 자신의 겪은 일을 표현한 것일 뿐 비방의 목적으로 글을 쓴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A씨는 닉네임을 바꿔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있지의 리아가 왕따주동자에 일진 놀이를 했다는 내용의 글을 꾸준히 게시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폭 폭로와 관련된 사건은 증거불충분으로 기소되지 않는다.
법무법인 비츠로의 대표 변호사 정찬 변호사는 "유명인을 상대로 먼 과거의 일을 폭로한다는 것이 저의가 의심되서 진실의 신빙성이 없어 피해자의 진술만 가지고 유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결국 다른 증거가 없이 진술만 있다면 입증이 어렵다"라며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학폭 폭로와 관한 사건은 증거 불충분으로 인한 불기소 처분으로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A씨의 폭로글이 올라온 직후 또 다른 동창 B씨는 A씨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며 별일 아니라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하지만 A씨와 B씨 모두 경찰로부터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 결국 경찰의 수사 결과 학폭을 저지른 것도 입증할 수 없으며, 학폭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 역시 입증할 수 없기에 검찰에 사건을 넘길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정 변호사는 학폭 입증 책임과 관련해서 "학교 폭력으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당했다면 당시에 치료 받은 기록이라도 있어야 한다. 그런 것이 없다면 피해 자체를 입증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입증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또 다른 법조관계자 B씨는 양측의 불기소 처분 이후 이를 입증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의견을 냈다. B씨는 "과거의 일을 입증하더라도 양측에서 엇갈리는 주장만 있고, 학폭을 입증할 구체적인 물증이 없다면 폭로에서 끝날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학폭의 가해자로 지목된 리아는 결국 입증할 수 없는 학폭을 입증 해야하는 책임만 떠안게 된 것이다. 무죄는 모든 경찰과 검찰과 법원에서 모든 법적으로 유효한 증거에 대한 검토와 판단이 끝난 사안에 대해서 내려지는 결정이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유효한 증거 조차 없는 행정상의 처분인 불기소 결정을 같은 무게로 대하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pps2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