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수들은 잘했지만 제한된 선택지가 주어진 상황".
영국 '더 선'은 16일(한국시간) "덴마크 감독은 코로나로 인한 연기는 허용하지만 심장 마비는 허용하지 않는다고 유럽축구연맹(UEFA)을 저격했다"고 보도했다.
에릭센은 지난 13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 B조 조별리그 1차전 핀란드와 경기 중 갑자기 쓰러졌다.
0-0으로 맞선 전반 42분 왼쪽 터치라인 부근에서 아무런 외부 충격 없이 혼자 쓰러진 에릭센은 5분 동안 심정지 상태였다. 다행히도 주심과 동료 선수들의 빠른 대처 덕에 에릭센은 의료진이 실시한 심폐소생술(CPR)과 제세동기까지 동원해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에릭센이 병원으로 가고 나서도 덴마크 선수들은 불안에 빠져 경기를 재개할 상태가 아니였다. 그러나 경기는 재개되어 핀란드의 1-0 승리로 매조지어졌다.
응급 처치와 에릭센의 부인을 위로하는 등 성숙한 태도를 보이던 덴마크의 주장 시몬 카예르가 후반 정신적 문제로 인해 교체되는 등 선수들이 경기를 할만한 상황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였다.
당초 덴마크 선수들이 먼저 경기 재개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슈마이켈의 주장은 달렸다. 아들 카스퍼 슈마이켈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던 그는 UEFA가 덴마크 대표팀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슈마이켈은 "덴마크 선수들은 에릭센이 쓰러진 이후 다시 경기에 나서고 싶지 않았다"면서 "UEFA는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싶어해서 재개한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당시 덴마크 팀에게는 3가지 옵션 밖에 없었다. 당장 경기하거나 다음 날 50분을 플레이하거나 0-3으로 몰수패 당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마이켈의 폭로 이후 덴마크 대표팀의 감독 역시 동참했다. 벨기에와 경기를 앞두고 인터뷰에 나선 덴마크의 카스페르 하율만 감독은 직전 핀란드전에 있었던 UEFA의 대처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심장 마비에 대한 규정이 미비했다고 주장했다.
하율만 감독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하면 경기를 48시간 연기할 수 있다. 하지만 심장 마비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이건 잘못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에릭센의 부재에도 경기를 무사히 마친 선수들에 대해 하율만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아마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계속 뛰는 것을 올바른 결정이 아니었다. 우리 선수들은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옹호했다.
하율만 감독은 "하지만 우리 선수들에게 제한된 선택지가 주어진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UEFA의 규정에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