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투수 출신 이재영 코치가 운영하는 킹덤 아카데미는 단순한 투수 조련장이 아니다. 찾아오는 선수들을 상대로 체계적인 관리는 물론 다치거나 피로가 누적된 선수들에게는 맞춤형으로 ‘회복 운동’을 충실하게 시켜주는 곳이다. 수도권 고교생들이 선호하는 ‘투수 전문’ 교습소로 그만한 이름을 얻은 까닭이 있는 것이다.
킹덤 아카데미에는 이재영 원장이 심혈을 기울여 재활을 돕는 투수가 있다. 엄밀하게는 현역 투수는 아니지만, 다시 마운드에 설 희망을 품고 재기에 땀을 흘리는 선수다.
오정빈(20)은 두 차례의 팔꿈치 수술 전력을 지닌,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젊은이다. 우완투수였던 그는 건대부중 3학년 때, 그리고 덕수고로 진학한 뒤 1학년 말에 두 번째로 팔꿈치에 칼을 댔다. 이른바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았던 그는 재활의 어려움을 견디다 못해 결국 학교를 도중에 그만두고 말았다.
야구 선수들 가운데 특히 팔꿈치나 어깨를 다친 투수들이 겪는 재활 과정은 아주 고통스럽고 끝없는 인내를 요구한다. 그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야 선수로 다시 행세할 수 있다. 오정빈은 한 때 시속 147km의 빠른 공도 던졌던, 그야말로 전도가 유망한 투수였지만 부상이 그의 앞길을 가로막고 나섰다.
오정빈은 고교 자퇴 후 야구를 포기했으나 끝내 야구를 외면할 수는 없었다.
“처음에 수술을 받고 재활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차라리 유학이나 가자 하고 필리핀에도 다녀왔지만 할 수 있는 게 야구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수소문 끝에 이재영 코치를 찾게 됐다.
오정빈은 키 192cm, 몸무게 98kg의 당당한 체구다. 이를테면, 하드웨어가 뛰어나다. 그의 목표는 당연히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것이다. 어렵사리 재활의 길에 들어선 만큼 그 결실을 반드시 보려는 의지를 다지고 또 다진다. 자기 최면도 걸어가면서 오로지 재활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부상 없이 던질 수 있는 게 바람이다. 2022년에 프로 테스트를 받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고교 야구부에서 벗어나 야전에서 재활과 실력을 닦아야 하므로 힘과 노력이 두 배는 더 든다. 희망은 보인다. 3년가량 공을 만지지 않았던 오정빈은 부모와 상의 끝에 지난 2월에 킹덤 아카데미를 찾아왔다.
이재영 코치는 오정빈을 킹덤 아카데미의 재활 선수 표본으로 삼아 세밀하게 관리해나가고 있다.
“(오정빈이) 일차 수술한 뒤에 잘못돼 다시 수술하니까 재활이 힘들어서 야구를 포기했다. 그런데 아직 나이가 어리고 재능도 있는 선수다. 미련이 남아서 ‘다시 재활 해보고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고 찾아왔다. 1년 동안 몸을 단련한 다음 프로에 도전해보고 실패하면 미련 없이 야구를 그만둔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이 코치는 전했다.
이재영 코치는 “(오정빈이) 2년 남짓 쉬다 보니까 뼈대나 골반이 너무 굳어 있어서 올해는 기본적인 몸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서 내년에 프로 테스트를 받을 수 있는 몸을 단련하기 위한 일종의 ‘재활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밟아나가고 있다.
오정빈의 변화 과정은 앞으로 영상에 담아 유투브를 통해 외부에도 공개할 예정이다.
글, 사진/ 홍윤표 OSEN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