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하가 궂은일을 맡아 해주고 있어 항상 고맙죠."
지난 13일 KT와 1라운드 경기서 충격적인 0-2 패배를 당한 담원은 파격적인 전술 변화를 2주차에서 들고 나왔다. 바로 '캐니언' 김건부의 미드 라이너 기용과 미드였던 '쇼메이커' 허수가 원딜을 맡는 대대적인 변화였다.
단순하게 보면 기존 베스트5 중 한 명의 선수가 바뀐거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팀의 포지션 전체를 흔드는 엄청난 모험이었다. 김정균 담원 기아 감독은 "(김)건부와 (허)수의 실력이 출중해서 가능했다. 둘 모두 든든하다"고 파격 용병술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궂은 역할을 맡아 해주는 (김)동하도 빼놓을 수 없다"며 SK텔레콤 시절부터 인연을 이어온 '칸' 김동하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스토브시즌 이후 김동하는 자주 담원 밴픽의 대미를 장식하는 어려운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상대의 챔피언 스왑같은 변칙 적인 나올 때 해결사 역할을 맡고 있는 선수가 '칸' 김동하였다. 가장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답게 김동하는 날카롭게 들고 나오는 비수 같은 상대의 노림수도 대처를 담당하면서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19일 디알엑스전서도 김동하는 막바지 후픽에서 자신이 소화할 챔피언을 부여받았지만,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 팀의 2-0 승리에 일조했다.
김동하는 "새로운 방식과 로스터임에도 동생들이 잘해서 승리했다. 신기하지만 연승을 해서 기쁘다"고 승리의 공을 후배들에게 돌렸다. 곧이어 그는 연신 후배들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았다.
"포지션을 바꾸면 라인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쉽게 말해 힘들지만 우리 팀은 조금 다르다. 기존 포지션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던 것 처럼 바뀐 포지션에서도 자신의 역할들을 잘 수행하고 있다. 감독님이 (김)건부나 (허)수를 든든하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나 또한 동생들이 든든하다."
대수롭지 않게 나온 답변이지만 김정균 감독이 그를 영입하기 위해 정성을 쏟은 이유를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솔선수범해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리더십을 보유한 '칸' 김동하의 진가가 유감없이 드러났다.
이런 그를 지켜본 김정균 감독은 "(김)동하가 정말 자신의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고 흡족해 하면서 인정했다.
이날 경기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막픽을 소화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내가 전부 전담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오랜기간 선수 생활을 하면서 챔피언 풀이 넉넉해서라고 생각한다. 경기 중 불편한 상황이 나와도 부담감이 덜한 내 쪽에서 맡을 때가 있다. 팀원들이 나를 위해 양보해 줄 때도 많다. 팀의 승리를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며 자신 보다는 팀을 먼저 내세웠다. 오랜 경험을 가진 베테랑의 품격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김동하는 "선수로써 내 역할을 잘하면 된다. 경기 내적인 문제는 감독님이 잘 다독여 주시고 방향을 잡아주셔서 큰 부담감이나 걱정은 없다. 우리는 전년도 롤드컵 우승팀이고, LCK에서는 디펜딩 챔피언이다. 우리가 잡을 수 있는 목표는 우승 말고는 없다. 열심히 노력해 좋은 경기력으로 우승하고 싶다. 선수들 모두 열심히 하고 있다. 믿고 응원해주셨으면 한다"며 팬들의 성원을 당부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