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회 무산되면 쉽지 않겠다” 4번타자에 번트 주문한 ‘독한야구’ [오!쎈 수원]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7.03 16: 31

KT 이강철 감독이 2일 키움전에서 4번타자와 5번타자에 연달아 번트를 지시한 배경을 설명했다.
선두 KT는 지난 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의 시즌 6차전에서 4-1로 승리하며 7연승과 함께 2위 삼성과의 승차를 3경기까지 벌렸다.
승부처는 0-0으로 맞선 4회였다. 3회까지 키움 에이스 에릭 요키시에 꽁꽁 묶인 KT는 4회 선두 황재균과 강백호의 연속안타로 첫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기회가 고스란히 한방이 있는 클린업트리오로 이어지며 득점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상황.

2회말 무사 주자 1,2루 KT 배정대가 희생번트에 성공하고 있다. /rumi@osen.co.kr

그러나 이 감독의 선택은 예상과 달리 스몰볼이었다. 4번타자 배정대에게 희생번트를 주문하는 과감한 작전을 선보이며 무사 1, 2루를 1사 2, 3루로 만들었고, 5번타자 허도환에게도 스퀴즈 번트를 지시하며 중심타선의 번트 2개로 선취점을 뽑아냈다.
작전야구는 계속됐다. 2사 3루서 장성우의 자동고의4구에 이어 강민국이 등장한 가운데 0B-2S의 불리한 카운트서 더블스틸 이 나왔다. 포수 박동원은 투구를 잡자마자 2루에 송구했고, 2루로 향하던 1루주자 장성우가 잠시 속도를 늦춘 사이 3루주자 강백호가 재빠르게 홈을 밟았다. 상대 에이스에게  작전으로만 2점을 뽑아낸 순간이었다.
3일 수원 키움전에 앞서 만난 이 감독은 “배정대 타석에서 초구에 히팅 사인을 냈는데 헛스윙을 보고 이 찬스가 무산되면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요키시는 쉬운 투수가 아니다. 또 쿠에바스의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며 “선취점이 중요하단 생각에 번트로 방향을 바꿨다. 이후 허도환에게도 나가기 전에 초구를 칠 수 있으면 쳐보고 안 되면 작전을 내겠다고 했다. 초구 어이없는 공에 헛스윙하길래 안전 스퀴즈로 바꿨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사실 5번타자에게 스퀴즈 작전을 낸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터. 그러나 이 감독은 “(허)도환이가 작전수행능력이 좋다. 3, 4번의 출루율이 높아진 상황서 5번타자가 쳐서 점수를 내는 건 쉽지 않다고 봤다. 작전을 냈으면 했는데 공교롭게도 잘 맞아떨어졌다. LG전도 그렇고 2명이 살아나가면 꼭 도환이에게 걸린다. 운이 좋다”고 흡족해했다.
강민국 타석 때 나온 더블스틸 역시 벤치 사인이었다. 이 감독은 “KIA전에서 알몬테가 뛰는 동시에 3루주자 (강)백호가 1점을 낸 적이 있다”며 “강민국이 요키시의 공을 칠 확률을 2~30%로 봤다. 4회 찬스 때 1점만 생각했는데 2점까지 냈다. 잘 될 때는 다 잘 된다”라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였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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