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가수가 아닌 이상 그룹으로 활동하면 티격태격하기 마련이고, 때론 감정이 격해져 싸울 때도 있다. 20대 혈기 왕성한 남녀들이 모여 숙소 생활을 하고, 24시간을 붙어 있는데 어찌 매일 좋을 수 있겠나. 그러나 사이가 좋은 줄 알았던 그룹들이 알고 보니 멤버들 사이에 왕따 문제가 있었다면 충격은 배가된다.
걸그룹 에이프릴의 전 멤버 이현주 남동생은 지난 2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 에이프릴 멤버 동생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누나가 활동 당시 왕따를 당했다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에 에이프릴 멤버들은 '이현주 왕따설'을 전면 반박하며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에이프릴 멤버 4명(이나은, 김채원, 양예나, 이진솔)은 "오히려 이현주가 항상 거짓말로 우릴 범죄자 취급했다"며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입을 열었고,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인터뷰를 가졌다.
에이프릴과 이현주는 여전히 극과 극의 주장을 펼치면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AOA를 탈퇴하고 배우로 전향한 권민아는 지난해 7월 돌연 멤버들에 대한 폭로를 시작했다. 그룹 내에서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했다고 밝히면서 파장은 일파만파 커졌다. 무엇보다 권민아는 리더 지민을 향해 온갖 폭로를 쏟아냈는데, 무려 10년의 세월 동안 심한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지민은 AOA는 물론 연예계 활동까지 중단했다.
이런 가운데, 권민아는 최근 라이브 방송을 통해 "내가 직접적으로 왕따를 당했다고 말한 건 아니다"며 일관성 없는 태도를 보였고, "신지민에 대해서 할 말 진짜 많고, 회사나 다른 멤버들에 대해서 이야기할 거면 끝도 없다. 내가 하는 말 틀린 말이 있다면 명예훼손죄 걸면 되지 않냐. 내 말이 거짓이라면 그때 당시 고소도 할 수 있었을텐데, 약속하겠다. 극단적 선택하는 쇼 하지 않겠다. 일 크게 벌인다면 나도 맞서겠다"고 말했다.
또한 "멤버 중에 아주 성관계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는데, 저보고 고자라고 하더라"며 "그게 왜 고자야? 성관계를 꼭 해야 해 연애한다고? 성관계를 많이 해서 자궁경부암이 걸렸다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고 했다. 이후 한 네티즌이 '성관계 좋아하는 멤버가 있다고 기사까지 났다'며 '자신이 저지른 일은 책인 안 질거냐'고 댓글을 달자 해당 멤버의 실명을 언급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걸그룹에 이어 1세대 아이돌 NRG도 이성진이 왕따 문제를 거론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성진은 지난 7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애동신당'에서 NRG로 활동할 때 따돌림을 당한 사실을 고백했다.
강신정이 "NRG로 재결합은 아닌 것 같다"고 얘기했고, 이성진은 "제일 궁금한 부분이었다. 팀원들과 함께 좀 안 좋은 일, 나도 모르게 안 좋은 일을 겪게 됐다"며 "사실 따돌림을 좀 당했다. 그것 때문에 방송을 좀 안 했고 기다리는 마음도 있었다. 지켜보며 아무 말도 안 했더니 바보가 되는 느낌이었다. 누구를 탓하진 않는다. 잘해보려고 노력을 했는데 멤버들이 저를 속상하게 했다. 그냥 감수하고 넘어가려고 했지만 도가 지나쳤다. 그 부분이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노유민과 천명훈의 소속사 측은 "본인과 직접 통화를 나누고 확인했는데 거짓말"이라며 "대응할 가치도 없다. 이성진의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천명훈의 최측근도 OSEN에 "이성진의 방송을 듣고 놀라긴 했지만 이야기할 가치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룹들의 왕따 논란은 여전히 'ing' 상태로, 데뷔 24년 만에 불화가 드러난 NRG가 갈등을 봉합할지, 아니면 또 다른 위기를 맞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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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애동신당'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