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워낙 열려있는 팀입니다. 사이즈 나오면 바로 꺼내려고 했어요.”
서머 시즌 농심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1라운드부터 강팀들을 잡아내면서 어느새 7승 고지에 올라섰다. 이렇게 승을 계속 쌓아간다면 한국 내에서 총 4팀이 진출 가능한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도 더이상 멀기만 한 목표가 아닐 수 있다.
이러한 농심의 호성적에는 유려한 밴픽, 그에 따른 선수들의 찰떡같은 플레이가 바탕이 되고 있다. T1전에서 농심은 대회에서 많이 찾아볼 수 없었던 ‘루시안-유미’ 조합으로 승리를 꿰찼다. 농심 배지훈 감독은 이같은 밴픽에 대해 “우리는 열려있는 팀이다. 연습 결과가 나쁘지 않아 사이즈 나오면 바로 꺼내려 했다”며 비하인드를 전했다.
농심은 11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시즌 2라운드 T1과 경기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번 승리로 농심은 LCK 내에서 3번째로 7승(3패, 득실 +6) 고지에 오르면서 젠지-담원을 바짝 쫓았다.
경기 후 OSEN의 인터뷰에 응한 배지훈 감독은 T1과의 ‘리턴 매치’ 승리에 대해 함박 미소를 지었다. 지난 1라운드에서 농심과 T1은 1세트 70분이 넘는 혈투를 펼쳤다. 이번 경기도 쉽지 않을 수 있었는데, 농심은 손쉽게 T1을 요리했다. 배지훈 감독은 최근 메타에 대한 자신감이 승리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배지훈 감독은 “이번 패치에서 우리의 메타 해석이 좋다. 적의 핵심 전략을 잘 견제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고 자신했다.
지난 9일 젠지전과 마찬가지로 T1은 봇 라인에 직스를 배치해 반격을 노렸다. 하지만 T1의 전략은 농심의 깜짝 픽에 완전히 막혔다. 봇 라인에 ‘루시안-유미’를 배치한 농심은 ‘덕담’ 서대길의 날카로운 플레이에 힘입어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유미를 등에 업은 루시안은 수성장군 직스를 초반부터 손쉽게 요리하고 무럭무럭 성장했다.
배지훈 감독에 따르면 농심은 ‘루시안-유미’ 전략을 이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다. 팀 내에서 서대길 선수가 “내가 루시안 1등이다”라고 발언할 만큼 자신감이 있었고, 연습 결과도 매우 좋아 기회를 엿봤다. ‘열려있는’ 팀 색깔도 농심이 새로운 도전을 가능하게 했다.
이처럼 스마트한 메타 해석과 함께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농심은 다음 경기에서 다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2라운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농심은 오는 15일 담원과 2라운드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최근 담원의 기세는 농심과 마찬가지로 매섭다. ‘고스트’ 장용준의 복귀 이후 분위기 회복에 성공하면서 3연승을 질주했다. ‘디펜딩 챔프’의 면모를 다시 선보이고 있다.
1라운드에서 담원을 제압한 적이 있지만 배지훈 감독은 ‘리턴 매치’에서도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농심 코치진의 장기인 ‘메타 해석’을 통한 전략적 우위를 노리고 있다. 배지훈 감독은 “담원은 인게임에서 확실히 판단력이 빼어난 똑똑한 팀이다”며 “쉽지 않겠지만 잘 분석하고 준비해 승리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