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숙소에서 무단 이탈해 술자리를 가진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이 중징계를 받을까.
최근 KBO리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NC와 두산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NC 선수(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들의 방역수칙 위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커졌다. 여기에 키움과 한화 선수들도 NC 선수들이 방역수칙을 위반하며 술자리를 가졌을 때 함께했던 여성들과 접촉한 것이 확인됐다.
키움은 지난 16일 “5일 새벽 원정 숙소를 무단이탈해 음주행위를 가진 선수 2명에 대해 자체 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두 선수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고 한 명은 음성 판정, 다른 한 명은 검사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감염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키움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선수단 전원 PCR 검사를 진행하고 17일로 예정된 팀 훈련을 취소했다.
KBO는 지난 16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방역수칙을 위반한 NC 선수들에게 72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1000만 원을 부과했다. 성난 팬심을 달래기에는 부족하지만 징계 수위 자체는 상당한 중징계다.
선수들의 방역수칙 위반이 없었던 한화는 내부규정 위반을 이유로 중징계를 결정했다. “구단은 해당 선수들의 ‘미보고 외부인 접촉’ 건에 대해 구단 징계위원회를 열고, 각각 중징계 조치를 내렸습니다. 자체 징계인 만큼 징계수위를 밝힐 수는 없으나, 내규 최고수위를 가까스로 피한 수준의 중징계임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라는 설명이다.
반면 키움은 징계를 내리는 것 자체는 결정했지만 아직 징계 수위를 결정하지는 못했다. 일단 선수들이 KBO 규정이나 보건 당국의 방역수칙을 어긴 것은 아니다.
키움은 “백신 2차 접종 후 14일 경과자는 사적모임 인원 제한 제외가 가능한 상황으로 술자리에 참석한 소속 선수 2명 중 1명은 백신 2차 접종까지 완료해 방역수칙 위반은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중징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키움 관계자는 “리그 규정이나 방역수칙을 어긴 것은 아니고 구단 내부규정을 어긴 사안”이라면서도 “평소라면 경징계로 넘어갈 사안이라도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구단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최대한 빨리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KBO리그는 선수들의 일탈 행위로 팬들의 신뢰를 잃어버릴 위기에 처했다. 이미 팬심이 떠난 상황이고 징계는 사후약방문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소를 잃었다면 외양간이라도 잘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선수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규정을 어겼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경종을 울려야 한다. 팬들은 큰 실망감을 안겨준 선수들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지켜보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