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를 덮친 코로나19 확진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외부 여성들과 방역 수칙을 위반한 술판으로 파문을 일으킨 NC뿐만 아니라 키움과 한화 선수들도 동일한 여성들과 만난 사실이 드러나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사태의 진원지였던 NC는 16일 KBO 상벌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지난 5일 서울 원정 숙소에 아는 지인이라는 여성들을 불러 방역 수칙을 위반한 NC 내야수 박석민, 박민우, 외야수 이명기, 권희동에게 각각 72경기 출장정지 및 제재금 1000만원 징계가 내려졌다.
NC가 후반기 70경기를 남겨 놓은 가운데 문제의 선수 4인방은 자동으로 시즌 아웃됐다. 4명 모두 NC 주전으로 팀 내 비중이 큰 선수들이다. 테이블세터 박민우와 이명기가 동시에 빠졌고, 장타자 박석민과 권희동까지 빠지면서 타선의 무게감이 약화됐다.
지난해 창단 첫 통합 우승으로 최고 시즌을 보낸 NC이지만 올해 전반기 5위에 그쳤다. 7월 들어 1승4패로 부진이 이어졌는데 이번 사건으로 전력뿐만 아니라 팀 분위기도 엉망이 됐다. 구단 수뇌부도 전면 교체돼 이동욱 감독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거워졌다.
6위 키움도 투수 한현희와 또 다른 선수 2명이 지난 5일 새벽 문제의 여성들과 술 자리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키움은 수원 원정 중이었지만 두 선수는 숙소를 무단 이탈해 서울 강남까지 가는 일탈 행위를 했다. 키움 구단은 무관용 원칙으로 강도 높은 징계를 예고했다.
백신 접종을 받은 한현희가 포함돼 있어 방역 수칙 위반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엄중한 시기에 팀 내규를 어긴 만큼 중징계를 피할 수 없다. 한현희는 17일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올림픽 대표팀에서 사퇴했다. 전반기 마운드의 힘으로 버텨온 키움인데 한현희와 또 다른 선수 모두 핵심 투수들이라 전력에 심대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10위로 전반기를 마친 한화는 3명의 선수가 얽혀있다. NC 선수들처럼 술판을 벌이거나 키움 선수들처럼 숙소를 이탈한 것은 아니지만 외부인 접촉 미보고로 구단 내부에서 징계 조치가 이뤄졌다. 야수 1명은 이미 1군 전력에서 제외되며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또 다른 선수는 투수 2명으로 중요 전력의 선수들이다. 이들은 접촉한 여성들과 초면으로 NC 술자리에 함께한 동일 인물인지 사실 관계 파악이 늦어 15일에야 확인됐다. 한화는 최고 수위를 가까스로 피한 수준의 징계라며 당분간 전력에서 제외를 암시했다.
징계로 이탈한 선수들이 무더기로 쏟아지면서 KBO리그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예기치 못한 변수로 순위 판도도 크게 요동치고 있다. 10위 한화는 일찌감치 순위권에서 멀어졌지만 5~6위로 가을야구 싸움을 하던 NC와 키움은 초비상이 걸렸다. NC와 키움에 2경기차 뒤진 7위 두산뿐만 아니라 7경기로 다소 격차가 있지만 8~9위 롯데와 KIA에는 대반격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진행된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도 예측 불가의 대혼돈이 예고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