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16승 페이스'로 아메리칸리그 다승왕 레이스에 가세했다. 1위 그룹을 1승 차이로 추격하며 아시아 투수 역대 3번째 메이저리그 다승왕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류현진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7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거두며 시즌 9승(5패)째를 올렸다. 최근 2연승과 함께 이 부문 아메리칸리그(AL) 공동 4위에 올랐다.
18일까지 AL 다승 1위는 게릿 콜(뉴욕 양키스), 크리스 배싯(오클랜드), 애런 시베일(클리블랜드)로 나란히 10승씩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올 시즌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은 시베일은 지난달 24일 손가락 염좌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최대 5주 공백기를 갖는 바람에 10승에 묶여있다.
그 사이 2위 그룹의 추격이 매섭다. 류현진을 필두로 네이선 이볼디(보스턴), 크리스 플렉센(시애틀), 랜스 린(시카고 화이트삭스)이 9승씩 따내며 1위 그룹에 1승 차이로 따라붙었다.
투수의 승리는 혼자 힘으로 되지 않는다. 토론토는 수비가 늘 불안하지만 MVP 후보 블라디미리 게레로를 중심으로 타선의 힘이 좋다. 팀 홈런(140개), OPS(.784) 모두 리그 전체 1위. 류현진은 9이닝당 득점 지원이 6.8점으로 AL 규정이닝 투수 29명 중 4번째로 높다. 승리를 쌓기 유리하다. 실제 올해 류현진은 퀄리티 스타트가 아닌 경기에서 4승이나 따냈다.
지금 페이스라면 류현진은 산술적으로 16승이 가능하다. LA 다저스 시절이었던 2013년, 2014년, 2019년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 14승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2위를 차지한 2019년에는 평균자책점 1위(2.32)였지만 다승은 공동 6위에 만족했다.
류현진의 커리어에서 다승왕은 한 번밖에 없었다. 프로 입단 첫 해였던 2006년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18승을 거둔 게 처음이자 마지막. 한화 암흑기가 시작되면서 2007~2008년, 2010년 다승 2위로 아깝게 1위를 놓쳤다. 다저스 시절에도 건강할 때 꾸준하게 던졌지만 다승 순위권은 아니었다.
올해 다승 페이스는 어느 해보다 돋보인다. 남은 시즌 아프지 않고 로테이션만 돈다면 충분히 경쟁 가능하다. 지금까지 KBO리그, 메이저리그 모두 다승왕에 오른 투수는 없다. 한국인 투수가 다승왕에 오른 적도 없다. 박찬호가 2000년 LA 다저스 시절 한국인 역대 최다 18승을 거뒀지만 NL 다승 5위로 1위와 차이가 있었다.
한편 아시아 출신 다승왕으로는 2006년 대만인 왕젠밍(당시 뉴욕 양키스·19승), 2020년 일본인 다르빗슈 유(당시 시카고 컵스·8승) 단 2명에 불과하다. 올해 류현진이 역대 3번째 아시아 출신 다승왕에 도전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