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정신을 3가지로 정의했다. IOC가 규정한 올림픽 정신은 Excellence(탁월함)-Friendship(우정)-Respect(존중)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올림픽은 단순히 경쟁서 승리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도 중요한 목표지만 최우선은 아니다. 스포츠를 통한 세계 평화 증진이 올림픽 정신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22일 일본 가시마에서 열린 한국과 뉴질랜드 경기서는 이해하기 힘든 장면이 나왔다. 한국이 뉴질랜드에 0-1로 패했다. 경기가 끝난 후 뉴질랜드 공격수 크리스 우드는 한국 이동경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우드는 이동경이 이를 외면하자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물론 이동경의 악수 거부는 이번 대회 규정에 맞는 행동이다. 도쿄 올림픽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확산 방지를 위해 선수간 포옹, 악수 그리고 하이파이브 등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동경이 보여준 모습이라면 상대 선수에 대한 무례함의 극치였다. 올림픽 정신에 어긋나는 모습이었다. 3가지 정신을 모두 거부한 모습이다.
탁월한 모습으로 경기 승리를 이끌지 못했고 우정은 가볍게 무시했다. 또 승패와 상관없이 상대를 존중하는 행동도 없었다.
아쉬운 패배로 인해 답답함이 클 수 있다. 하지만 이동경의 행동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규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더라도 상대에 대한 존중을 잊어서는 안됐다. 패배로 아쉬움 감정이 클 수밖에 없겠지만 당당하게 상대의 승리를 축하하는 것도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가 가져야 할 덕목이다.
승리 우선주의에 대해 그동안 논란이 있었다. 올림픽 금메달 혹은 메달을 위해 모든 것을 무시할 수 있는 시대도 지났다. 또 이동경이 아마추어 선수도 아니고 프로 생활을 한 성숙한 선수다.
지난 2018년 프로에 데뷔한 이동경은 올 시즌까지 K리그에서만 66경기에 나섰다. 적지 않은 출전이다. 올 시즌에도 12경기에 나섰다. 1997년생으로 올림픽 대표팀에서 어린 나이도 아니다.
승패만 추구하는 시대는 지났다. 패배에 대한 아쉬움과 불만이 가득하더라도 승자에 대한 존중은 당연한 일이다. 또 국제축구연맹(FIFA)도 페어 플레이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더욱 아쉬운 것은 이날 경기장에는 어른 학생들이 응원을 위해 자리했다. 패배와 함께 이동경의 마지막 인사가 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10bird@osen.co.kr
[사진] KF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