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3'가 앞선 시즌처럼 연장될 전망이다. 애초 12부로 기획됐으나, 이미 현장 배우들에게도 13부와 관련된 얘기가 전달됐고, 대본도 곧 나올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26일 첫 방송된 SBS '펜트하우스'는 김순옥 작가의 파격적인 대본과 주동민 PD의 '마라맛' 연출, 그리고 김소연, 이지아, 유진, 엄기준, 박은석, 봉태규, 윤종훈 등 열연을 펼친 배우들의 삼박자가 제대로 맞으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시즌1에서 최고 시청률 28.8%(닐슨코리아 기준), 시즌2에서는 29.2%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를 경신한 바 있다.
그러나 큰 기대를 안고 지난달 시작된 '펜트하우스3'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다.
사실 시즌3를 향한 대중의 열광적인 호응이 전보다 뜨겁지 않다는 건 시청자를 비롯해 제작진들도 느끼고 있을 것.
'펜트하우스3'에 대한 반응이 '예전만 못하다'라고 생각되는 이유 중 하나는 주 1회 편성되면서 연속성이 약해진 것도 있다. 아무리 1회 방송 시간을 늘려도 한계가 있고, 주 2회 드라마가 이번 시즌부터 1회씩 공개돼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또한,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시즌2 엔딩에서 차량 폭발 사고로 사망한 박은석(로건 리 역)이 로건 리의 친형 알렉스로 변신해 등장하더니, '특정 인종을 조롱한 것 아니냐?'라는 논란까지 불거졌다. 밥 말리를 연상시키는 굵은 레게머리와 과한 타투 등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회를 비롯해 흑인 문화를 조롱한 것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왔다.
급기야 '펜트하우스3' 6회에서 로건 리가 천서진(김소연 분)의 배후 조종에 의해 생존해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동안 죽은 줄 알았던 심수련, 배로나, 여기에 로건 리까지 살아나는 불사조 전개가 재탕됐다.
한 번의 극적인 전개와 연출은 보는 재미를 높이지만 반복되면서 시청자들도 흥미를 잃어가고 있는 셈이다.
애초 철저히 계획된 스토리 라인과 구성이 아닌 매 시즌마다 연장 논의가 있었고, 시즌1과 시즌2에서 각각 1회씩 연장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인터넷상에서는 갈수록 스토리가 늘어지고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과 지적도 자주 볼 수 있다. '시즌3 대신 좀 더 밀도 있고 압축된 이야기로 분량을 줄였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물론 방송국 입장에서는 오래 방영할수록 수익적으로 이득이니까 쉬운 선택은 아닐 것이다.
'펜트하우스'는 다시 한번 연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12부에서 1부를 연장하고, 14부는 본방송이 아닌 에필로그 성격의 방송을 제작해 모든 시즌을 총 정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률만 높았던 드라마'로 남지 않기 위해선 그 어느 때보다 '유종의 미'가 필요한 시점이다. 자타공인 전무후무한 지상파 시청률 역사를 새로 쓴 드라마인데, 최소한 '안 하느니만 못한 시즌3'라는 얘기는 듣지 말아야 하니까.
/ hsjssu@osen.co.kr
[사진] '펜트하우스3' 포스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