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가을에이스→감격의 ML 첫 10승…“정말 놀라운 시즌” 美언론도 감탄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8.04 05: 12

두산 베어스의 가을 에이스였던 크리스 플렉센(시애틀 매리너스)이 메이저리그 10승 투수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플렉센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2실점 호투로 시즌 10승(5패)째를 챙겼다.
플렉센은 지난해 KBO리그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21경기 8승 4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했다. 더딘 리그 적응과 발 골절상으로 정규시즌 기록이 썩 좋진 못했다.

[사진] 21.08.03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나 찬바람이 불자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10월 5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85의 완벽투에 이어 포스트시즌서 두산의 가을 에이스로 거듭났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6이닝 11탈삼진 무실점을 시작으로 플레이오프서 선발과 마무리를 맡으며 시리즈 MVP의 영예를 안았고, 한국시리즈 2차전과 5차전에서도 듬직한 에이스 역할을 했다.
플렉센은 가을 활약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시애틀과 2년 475만달러(약 54억원)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복귀에 성공했다. 과거 빅리그 기록은 3시즌(2017~2019) 통산 27경기 3승 11패 평균자책점 8.07로, KBO리그를 디딤돌 삼아 2시즌만에 다시 꿈의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게 됐다.
미국으로 돌아간 플렉센은 두산에서의 기세를 그대로 이었다. 4월 2승 1패 평균자책점 3.33으로 몸을 푼 그는 5월 3승, 6월 1승, 7월 3승으로 차근차근 승수를 쌓은 뒤 이날 20경기만에 메이저리그 10승 투수 반열에 올랐다. 또 한 명의 KBO리그 역수출 사례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미국 ‘시애틀 타임즈’는 “오늘(3일) 시애틀이 승리(8-2)한 건 플렉센이 비교적 편안하게 아웃카운트를 잡았기 때문”이라며 “플렉센은 정말 놀라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투수들 중 한 명이다. 아메리칸리그서 플렉센보다 승리가 많은 투수는 오클랜드의 크리스 배싯(11승) 뿐”이라고 플렉센 10승에 박수를 보냈다.
미국 스포츠 매체 TSN도 “뉴욕 메츠 산하 마이너리그서 8시즌을 보낸 뒤 지난해 KBO리그에서 활약한 플렉센이 최근 4경기서 33점을 뽑아낸 탬파베이 타선을 억제했다”고 놀라워했다.
플렉센은 경기 전 이른바 아홉수에 걸린 상황이었다. 7월 17일 LA 에인절스전에서 9번째 승리를 거둔 뒤 23일 오클랜드를 만나 5⅓이닝 2실점에도 패전 불운을 겪었고, 28일 휴스턴전에선 4이닝 7실점 난조로 조기 강판됐다.
그러나 사령탑은 묵묵히 플렉센의 반등을 기다렸다. 시애틀 타임즈에 따르면 서비스 감독은 플렉센의 자책보다 더 가혹한 말은 없을 것이란 판단 아래 그 어떤 조언도, 질책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는 3경기만의 반등으로 이어졌다.
플렉센은 “(감독의 배려 덕분에) 다시 겸손하게 노력했다”며 “나는 나 자신에게 엄격하다. 그래서 지난 2경기가 조금 힘들었다. 그러나 다시 잘하기 위해 공을 잡을 때마다 최선을 다했다. 팀을 승리할 수 있는 위치로 올려놓으려 했다”고 전했다.
데뷔 첫 10번째 승리를 가져온 구종으로는 예리하게 떨어진 커브를 꼽았다. 그는 “난 오늘 정말 좋은 커브를 던졌다. 커브는 오늘밤 나의 X-팩터(성공에 필수적인 특별한 요소)였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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