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불발된 오타니와의 대결, "아쉬울 것 없다" [오쎈 현장]
OSEN 이사부 기자
발행 2021.08.12 10: 59

[OSEN=애너하임, 이사부 통신원]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찰리 몬토요 감독이 류현진이 호투를 펼칠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류현진이 류현진다웠다.'
12일(한국시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필드에서 몸을 풀던 류현진은 기자의 '돌발' 질문에 '류현진스러운' 대답을 했다.
공식적인 인터뷰 시간도 아니었기 때문에 잠깐 밖에 대화를 나눌 수 없었지만 기자가 "LA까지 왔는데 혹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대결을 벌이지 못해 아쉽지 않은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OSEN=애너하임, 이사부 통신원]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12일(한국시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앞서 러닝 훈련을 하고 있다.  /lsboo@osen.co.kr

이에 류현진은 "오타니는 대단한 선수가 분명하다"라고 치켜 세운 뒤 "아쉬울 것은 없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만 9년 차, KBO 리그까지 합치면 프로에서만 16년째 뛰고 있는 베테랑다운 진솔한 대답이었다.
다른 젊은 선수 같았으면 어차피 로테이션 상 이루어지지 않을 대결에 대해 호기롭게 대답할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 홈런왕과 한 번 붙어보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다고 할 수도 있다. 어찌보면 기자들은 이런 대답을 더 원할 수도 있다. 그래야 더 폼나게 기사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그렇게 하지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 기자가 더 꼬셔볼까 생각도 했지만 어차피 류현진의 입에서는 기자가 원하는 대답은 나올 턱이 없었다. 만일 류현진의 선발 순서가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걸려 오타니와 대결을 해야 했다면 그는 당연히 최선을 다해 그와 맞대결을 벌였을 것이다.
[OSEN=애너하임, 이사부 통신원]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12일(한국시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앞서 롱토스로 몸을 풀고 있다. /lsboo@osen.co.kr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 앞서 다른 투수조 선수들과 함께 가볍게 몸을 푸는 수준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평소 루틴대로 일찍 경기장에 나온 류현진은 투수조의 훈련 시간에 맞춰 운동장에 나와 장세홍 트레이너의 지시에 따라 여러 차례 50m 전력 달리기를 진행한 뒤 짧은 토스에서 시작해 긴 토스로 이어가며 몸을 풀었다. 선발 투수인만큼 다른 불펜 투수들과는 달리 개인의 루틴대로 훈련을 했다.
몸을 푼 류현진은 1루 덕아웃 바로 옆에 위치한 스캇 보라스 스위트에서 보라스와 만나 잠깐 대화를 나눈 뒤 클럽하우스로 들어가 남은 실내 훈련을 진행했다.
이어 류현진은 타격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우측 외야에서 통역과 함께 타구를 잡으며 동료들을 도왔다. 류현진을 기억하고 있는 많은 에인절스 팬들이 '류'를 외치며 공을 달라고 손짓을 하자 류현진은 10개 이상의 공을 관중석으로 던져주는 팬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lsb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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