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금메달’ 이용규 “대표팀 태도 논란? 절대 동의 못해”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1.08.13 05: 04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키움 히어로즈 이용규(35)가 도쿄 올림픽에서 아쉬운 결과를 낸 후배들을 변호했다.
이용규는 지난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 1번 좌익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키움의 3연승을 이끌었다.
키움은 최근 소속선수들의 일탈로 팀 분위기가 좋지 않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이정후, 김혜성, 조상우가 2020 도쿄 올림픽에 야구 국가대표로 출전해 분투하면서 팬들의 응원을 받았다. 하지만 대표팀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도미니카 공화국에 패해 4위로 올림픽을 마감했다.

8회말 2사 2,3루 키움 이용규가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내고 있다. 2021.08.12/ youngrae@osen.co.kr

13년 전 금메달을 따냈던 이용규는 “응원을 굉장히 많이 했다. 일본전 전에도 영상통화를 해서 이겨달라고, 화이팅해달라고 부탁했다. 경기를 봤는데 많이 안타깝고 아쉽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이 일본, 미국, 도미니카 공화국에게 3연패를 당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하자 팬들의 분노도 하늘을 찔렀다. 일각에서는 대표팀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이용규는 “선수들이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말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면서 “중계를 보면서 우리나라가 실력으로 부족한 부분을 느꼈다. 직접 경기를 뛴 선수들은 더 절실하게 느꼈을 것이다. 타자와 투수 모두 기량을 늘려서 다음 대회를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라며 선수들의 정신력이 아니라 기량의 차이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선수들이 많이 위축된 것이 느껴졌다. 우리가 선취점을 내지 못했고 미국이나 일본은 좋은 투수들이 많이 올라왔다. 초구, 2구에 치기 좋은 공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배트가 나오지 않더라. A급 투수들을 상대로 2스트라이크에 몰리면 정말 치기 힘들다. 타자들이 못했다기보다는 너무 조심스럽지 않았나 싶다. 부담감이 크겠지만 이겨냈으면했는데 아쉽다”라면서 선수들이 큰 부담을 안고 올림픽을 치렀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전승 우승을 해내며 금메달을 차지했던 이용규는 “사실 내가 베이징에 갔을 때는 선발투수들이 정말 좋았다. 외국투수들에게 뒤쳐지지 않는 기량이 있었고 타자들도 짜임새가 좋았다. 그리고 우연치않게 컨디션이 다들 좋았다. 여러가지 변수가 잘 맞아 떨어져서 우승을 할 수 있었다. 반대로 이번 올림픽은 상대팀들이 잘 풀린 것 같다. 그래서 경기를 할수록 선수들의 부담이 커졌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최선을 다한 후배들을 격려했다.
“솔직히 나도 대표팀에 가고 싶었다”라고 말한 이용규는 “강민호도 나와 동기다. 이번에 대표팀에 뽑힌 것도 부러웠다. 평생에 한 번도 국가대표를 못하는 선수들도 많다. 나도 나이가 있지만 잘했으면 올림픽에 한 번 더 갈 수도 있었는데 아쉽다. 그래도 나보다 기량이 좋은 선수가 많았다. 다음 국제대회에서는 우리가 이번 올림픽을 교훈 삼아서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라면서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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