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루키의 시대, 그래서 더 빛나는 ‘베테랑’ 추신수x김강민[최규한의 plog]
OSEN 최규한 기자
발행 2021.08.16 17: 16

“해줘야 할 선수다”
높은 연봉과 연차가 쌓인 ‘베테랑’을 향한 KBO리그 사령탑들의 공통된 멘트다. 베테랑을 향한 기대와 믿음, 그리고 의무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줘야 할 선수’가 해주지 못하면 경기는 꼬인다. 당연함이라는 현장과 팬들의 시선을 견디고 해줘야 하는 것이 2021년 KBO리그 베테랑들의 차가운 현실이다. 그리고 그 당연함과 상식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몇몇이 야구판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연패 터널을 지나 지난 15일 후반기 첫 승을 신고한 SSG. 한유섬의 만루포로 승기를 가져오기 까지 불혹의 베테랑 추신수-김강민이 버텨줬다. 해줘야 할 선수의 묵묵한 활약이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후반기 첫 승리를 거둔 SSG 선수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08.15 / dreamer@osen.co.kr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9회말 무사 선두타자로 나선 SSG 김강민이 동점 우월 솔로포를 날리고 더그아웃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08.14 / dreamer@osen.co.kr
연승으로 기세를 올린 KIA를 홈 3연전에서 만나 금요일 첫 경기도 내준 SSG는 14일 올림픽을 마치고 돌아온 ‘특급루키’ 이의리를 선발로 만났다. 1회 선두타자를 상대로 삼구삼진을 이끌며 피치를 올린 이의리. 거침없는 루키를 상대해 번뜩이는 스윙을 펼쳐 담장 밖으로 기세를 날려버린 건 산전수전 다 겪은 추신수였다.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선제 우월 솔로포. 이날 추신수는 이의리를 상대로 3타수 2안타 1볼넷,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1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 SSG 추신수가 선제 우월 솔로포를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21.08.14 / dreamer@osen.co.kr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1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 SSG 추신수가 선제 우월 솔로포를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며 전형도 코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08.14 / dreamer@osen.co.kr
앞에서 끈 추신수가 있으면 뒤에서 민 김강민이 있었다. 7회 1-1 박빙 상황 수비 강화를 위해 중견수 대수비로 김강민 카드를 꺼낸 SSG 김원형 감독. 귀신같이 위기가 찾아와 1사 2, 3루를 맞이했다. 희생플라이 하나면 역전을 당하는 상황. KIA 대타 최정용의 잘 맞은 타구가 중견수 김강민 쪽으로 향했다. 기존 수비 위치보다 왼쪽으로 치우쳤던 김강민은 빠른 판단으로 오른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타구를 잡으며 직선타 아웃을 이끌었다. 이어진 물 흐르는 듯한 중계플레이로 홈 태그업을 시도한 3루주자까지 잡아냈다. 순식간에 2아웃을 잡아내며 실점없이 이닝 종료.
7회초 1사 2, 3루 상황 KIA 최정용의 중견수 뜬 공 때 홈으로 태그업한 3루 주자 최형우가 홈에서 SSG 포수 이현석의 태그에 걸려 아웃됐다. 비디오판독 후 아웃 판정에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SSG 중견수 김강민(오른쪽). 2021.08.14 / dreamer@osen.co.kr
김강민의 9회말 동점 좌월 솔로포는 화룡정점이었다. 8회 역전 솔로포를 허용해 한 점 뒤지는 상황에서 KIA 마무리 정해영이 경기를 마무리지으려 출격했다. 연승의 기세가 무르익어가고 연패의 그림자가 랜더스필드에 드리워지는 듯 했다. 대수비 이후 9회말 첫 타석에 들어선 김강민. 정해영의 기세 좋은 직구를 놓치지 않고 때려 패배를 담장 밖으로 날려버렸다.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9회말 무사 선두타자로 나선 SSG 김강민이 동점 우월 솔로포를 날리고 있다. 2021.08.14 / dreamer@osen.co.kr
추신수-김강민의 활약이 패배를 무승부로 바꿔놨다. 포기를 모르는 베테랑의 기운이 다음날 SSG의 대승과 연패 탈출, 후반기 첫 승이라는 달콤한 열매의 양분이 됐다.
2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SSG 추신수와 김강민이 더그아웃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 dreamer@osen.co.kr
21일 창원NC파크에서 2021년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SSG 랜더스의 시범경기가 열렸다.5회초 1사에서 SSG 추신수가 외야플라이로 물러나며 더그아웃에서 김강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sunday@osen.co.kr
4회초 1사 1루 상황 SSG 추신수가 달아나는 우월 투런포를 날리고 홈을 밟은 뒤 김강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dreamer@osen.co.kr
3회말 1사 1루 상황 SSG 김강민이 달아나는 좌중간 투런포를 날리고 추신수를 비롯한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3회초 1사 SSG 김강민이 솔로 홈런을 때린 뒤 추신수와 기뻐하고 있다. 2021.06.06/ youngrae@osen.co.kr
경기종료 후 SSG 김강민과 추신수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1.06.24 / soul1014@osen.co.kr
감독의 계산에 최소 변수는 베테랑이고 최대 변수는 루키다. ‘긁지 않은 복권’ 같은 루키가 터지면 팬들은 열광한다. 예측할 수 없어 팬들은 보는 즐거움이 있지만 변수를 줄이려는 현장은 속이 까맣게 탄다. 한치 앞이 안보이는 요즘이라 루키들의 활약이 더 와닿을지 모른다. 하지만 SSG 추신수-김강민처럼 계산이 서는 베테랑이 있어야 공이 굴러가고, 삶도 굴러간다. 베테랑의 경험, 선배들의 지혜를 거울 삼아 루키도, 우리도 이만큼 자라왔다.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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