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롤챔스] "선수들 잘해줘 고마워", 손석희 감독 대행의 부드러운 카리스마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21.08.20 20: 44

프로스포츠에서 감독과 선수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라기 보다 각자 독립적인 개인 사업자로 볼 수 있다. e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다. 종종 e스포츠에서 '우리 사이는 비즈니스 관계에요'라는 말을 선수들 사이에서 들을 수 있다. 선수들과 지도자 사이에서 이말은 어느 정도 앞선 경우와 통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지도자와 선수 사이의 궁합은 필수다. 양측 모두 팀과 '계약'이라는 관계로 묶여 있지만 양측의 방향성에 따라 불협화음이 일어날 수 있고, 불필요한 상황이 터질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T1 손석희 감독 대행의 행보는 놀랍다고 할 수 있다. 악순환을 거듭하던 팀의 위기 상황에서 지휘봉을 붙잡았기에 초조할 수 있고, 성적에 목을 매 무리수를 둘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는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LOL 선수 출신이 아님에도 적재적소에 제 구실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을 기용하는 균형감각을 보였다. 그 좋은 예가 바로 지난 19일 리브 샌박과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테디' 박진성의 깜짝 기용이다. 
박진성은 19일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리브 샌박과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1세트 POG를 포함, 매 세트 강력한 원딜 캐리를 진수를 보이면서 팀의 3-0 승리에 일조했다. 
47일만의 출전에도 박진성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런 내색 조차 없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 앞서 손석희 대행과 가벼운 장난을 주고 받기까지해 서로의 신뢰감을 알수 있었다. 손석희 대행은 짧은 시간 임에도 박진성을 자신의 방향성으로 제대로 끌어들인 것이었다. 
손석희 대행은 "이전 경기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려 걱정이 많았는데, 선수들이 잘해줘서 고맙다"고 승리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리면서 "오랜만의 출전이지만, 경험 많은 베테랑 선수라 경기력에는 지장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결과 역시 생각한대로 잘 나와서 매우 만족스럽다"고 흡족해했다. 
이어 그는 "테디 선수의 출전 배경을 궁금해 하실 것 같지만 아직 경기들이 남아 있어 말씀드릴 수는 없다. 다만 처음에 팀을 맡고 나서, 그 때 당시에 선수들이 지쳐있었다. 당시는 전략적인 이유로 선수 교체를 진행했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시즌이 끝난 뒤에는 자세한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만나게 될 젠지전 선수 기용에 대해서도 그는 말을 아꼈지만, 교체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선의 로스터를 고민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앞만 보고 가야 한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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