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년만에 찾아온 예상치 못한 부상. 그러나 20살 유망주는 좌절하지 않았다. 3개월의 재활은 그에게 야구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값진 시간이었다. 2020 롯데 1차 지명 투수 최준용(20)은 그렇게 한 뼘 더 성장했다.
지난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최준용. 3개월의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그의 표정은 밝았다. 취재진을 향해 “몸 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즐겁게 경기를 하고 있다. 경기 나가는 게 행복하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최준용은 경남고를 나와 2020 롯데 1차 지명을 받은 특급 유망주다. 데뷔 첫해부터 31경기 2패 8홀드 평균자책점 4.85로 잠재력을 입증했고, 올해도 2년차 징크스 없이 14경기 2승 1패 6홀드 평균자책점 4.15의 호투를 펼쳤다.
그런 최준용에게 부상이라는 시련이 찾아왔다. 5월 8일 삼성전 이후 우측 어깨 회전근개의 견갑하근이 파열되며 최소 8주의 장기 재활에 돌입한 것.
어깨 부상은 20살 투수 유망주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을 터. 상동에서 3개월을 어떻게 보냈냐는 질문에 최준용은 “처음 일주일 정도는 흐지부지 지나갔다. 그러나 이후 트레이닝 코치님, 선배님들이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어차피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니 현실을 받아들이고 더 열심히 준비했다. 내 자신이 좀 더 성숙해진 시간이었다”라고 돌아봤다.
최준용은 구체적으로 “상동에서 좋은 음식을 많이 먹고 잘 쉬었다”며 “야구에 대한 소중함을 깨달았고, 이제는 야구를 할 수 있을 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네가 가진 게 워낙 좋으니 오래 쉰다고 해서 걱정하지 마라. 다시 잘할 수 있으니 확실하게 몸을 만들어라. 이제부터 안 아프면 된다”는 홍민구 2군 재활코치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최준용은 인고의 시간을 거쳐 지난 10일 창원 NC전에서 감격의 복귀전을 치렀다. 다만, 오랜만의 1군 등판이 어색했는지 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2실점의 부진 속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다.
최준용은 “무관중이라 복귀전이라는 실감이 잘 안 났는데 홈런을 맞은 이후 달라졌다. 한방을 맞고 나니 더 좋아질 것 같다는 생각에 집중을 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최준용은 이후 4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0의 완벽투로 후반기 팀의 상승세에 기여했다. 최준용의 가세로 이전보다 확실히 견고해진 롯데 뒷문이다.
최준용은 “앞으로 투수 형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하면 전반기 부진이 후반기 좋은 결과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런 생각을 하며 매 경기 열심히 하고 있다”고 호투 비결을 전했다.
오프시즌 26홀드와 신인왕을 목표로 삼았던 최준용. 그러나 예상치 못한 부상에 플랜이 변경됐다. 그는 “원래 목표는 부상 때문에 힘들 것 같고, 이제 남은 시즌 20홀드와 함께 팀이 가을야구에 갈 수 있게끔 힘을 보태고 싶다”고 새 목표를 전했다.
최준용은 앞으로 12개의 홀드를 더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롯데의 후반기 약진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