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분의 우천 중단, 단막극이 심야 장편이 됐다 [오!쎈 광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1.08.25 23: 54

단막극이 심야 장편극로 바뀌었다.
KIA 타이거즈는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최형우의 귀중한 2타점 적시타를 앞세워 11-6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갑자기 내린 비가 많은 것을 뒤바꾼 경기였다. 시간도 길어졌고, 깔끔한 내용도 아니었다. 
KIA의 흐름이었다. 선발 다니엘 멩덴의 볼이 좋았다. 2회말 무사 1,2루에서 부진에 빠진 터커가 모처럼 적시타를 날려 한 점을 뽑았다. 3회는 2사2,3루에서 류지혁이 2타점짜리 중전안타를 날렸고, 김호령도 추가점을 뽑는 적시타로 뒤를 받쳤다. 4-0으로 달아났다. 그런데 하늘이 수상했다.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3회말 2사 1,2루 갑작스럽게 내린 비로 경기가 중단되어 구장 관계자들이 방수포를 덮고 있다. 2021.08.25/youngrae@osen.co.kr

비가 조금씩 내리더니 어느새 폭우로 변했다. 2사 1,2루에서 경기는 중단됐다. 하늘이 조용해지고 다시 시작했다. 64분 동안 쉬었던 후유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롯데 최영환은 마운드에 더 이상 오르지 않았고, 대신 오른 나균안이 폭투로 한 점을 헌납했다. 5-0 일방적 흐름이었다. 
여기서 반전이 일어났다. KIA 멩덴의 어깨도 식었다. 4회가 되자마자 이대호에게 홈런을 맞았고 추가 1실점했다. 4회에만 36개의 볼을 던지는 악전고투였다. 후유증은 5회에도 나타났다. 이대호와 정훈이 백투백포를 가동한 것이었다. 결국 멩덴은 5회만 마치고 등판을 마쳤다.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5회초 1사 롯데 정훈이 솔로 홈런을 때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2021.08.25/youngrae@osen.co.kr
추격 기미가 보이자 롯데는 물량작전을 펼쳤다. 나균안에 이어 강윤구, 김도규, 진명호, 김진우까지 차출했다. KIA가 4회와 6회 한 점을 뽑았지만 7회 롯데가 만루기회에서 전준우의 2타점 2루타로 6-7까지 추격했다. 이제 역전까지 넘볼 기세였다. 그러나 이어진 만루에서 이호연과 추재현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롯데는 김대우를 올렸으나 여기서 승부가 갈렸다. 제구가 크게 흔들리며 볼넷 4개를 주며 무너졌다. 이어 구원 등판한 8번째 투수 구승민이 최형우에게 결정적인 2타점 적시타를 맞고 승기를 건넸다. 지루했던 5시간 넘는 승부의 마감을 예고하는 한 방이었다. 
결과적으로 쉽게 진행되는 경기는 64분의 우천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다. 결과는 바뀌지 않았지만 롯데는 투수 9명을 쓰느라 많은 시간이 들어갔다. 볼넷도 11개를 내주면서 역시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었다. 단막극을 자정 직전에야 끝나는 심야 장편극으로 바꾸어버린 64분의 폭우였던 셈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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