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아버지 류재천 씨는 어렸을 때부터 "볼넷을 줄 바에는 홈런을 맞으라"고 가르쳤다.
류현진은 홈런을 맞는 날에는 오히려 격려받고 볼넷을 주는 날에는 엄청 혼이 났다고 한다. 류현진은 등판을 마치면 아버지께 이날의 승리 여부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볼넷을 얼마나 적게 줬는지를 자랑한다.
이처럼 투수가 공을 던져 타자의 방망이가 나오게 하면 동료들의 호수비를 기대하거나 홈런이 됐을 경우 때린 타자를 칭찬할 수 있지만 공짜로 출루를 허용하는 사사구는 투수에게 변명의 여지가 없다.
올해 들어 KBO 리그의 사사구 허용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야구 통계 전문 업체 '스포츠 투아이' 자료에 따르면 8월 31일 기준 경기당 사사구는 9.66개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2017년 7.60개, 2018년 7.61개, 2019년 7.58개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8.38개로 껑충 뛰었고 올해 정점을 찍었다. KBO 리그의 경기당 사사구 9개 이상 기록한 건 2009년 9.12개 이후 12년 만이다.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자. 미국은 지난해 7.70개에서 올해 7.41개, 일본은 지난해 7.50개에서 6.87개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순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프로야구에서 가장 나와서는 안 될 게 사사구와 실책이다. 실책을 최소화해야 이길 수 있는데 실책보다 더 심각한 게 사사구"라고 사사구 증가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올해 들어 사사구가 너무 많이 나온다. 단시간에 해결되지 않겠지만 이 부분이 해소되지 않으면 리그 수준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 이순철 위원은 "지난해보다 급증한 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스트라이크 존보다 선수들이 많은 훈련을 통해 컨트롤과 로케이션 향상을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