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공포영화는 항상 저평가되는 것처럼 느껴질까.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공포영화도 다른 장르처럼 진화되고 있다는 것. 2017년 개봉한 조던 필 감독의 영화 '겟 아웃' 같은 작품이 좋은 예이다.
'인디와이어'에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공포 영화 125편의 목록을 작성했다. 올 타임 레전드 호러물은 과연 무엇일까. 인디와이어 측은 150편 이상의 타이틀을 제안했고 최종 순위를 결정하기 투표를 진행했다(원 기사는 당초 2018년 10월 23일에 발행됐다가 역대 100대 공포영화에서 2021년 9월 7일 현재 125대 공포영화로 확대됐다).
1위는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The Shining, Stanley Kubrick, 1980).
"잘못은 우리를 괴롭히는 유령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 있다". 스릴러 영화의 바이블로 불린다. 19년 후 큐브릭의 '아이즈 와이드 셧'과 매우 흡사한 어떤 꿈의 논리를 가지고 있다. 두려워하지만 무시한 모든 것이 사실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겨울 동안 호텔을 관리하며 여유롭게 소설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잭(잭 니콜슨)은 가족들을 데리고 눈 내리는 고요한 오버룩 호텔로 향한다. 보이지 않는 영혼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아들은 이 호텔에 드리워진 음산한 기운을 직감적으로 느낀다. 폭설로 호텔이 고립되자 환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점점 미쳐가는 잭. 그리고 그를 지켜보는 아내와 아들. 배우 잭 니콜슨의 광기어린 연기가 압도적이다.
2위는 토브 후퍼의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The Texas Chainsaw Massacre, 1974).
"1970년대는 공포 장르를 영원히 바꾸어 놓았고, 토브 후퍼의 '텍사스 전기폽 연쇄살인사건'이 그 기폭제가 됐다"
자동차 여행을 하며 텍사스 시골길을 달리던 5명의 젊은 남녀. 정신이 나간 듯 걷고 있는 한 여자를 우연히 만나는데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여자를 태워준 일행은 이윽고 '트래비스 카운티'라는 이정표를 지난다. 이정표를 본 여자는 격렬하게 울부짖다가 권총을 꺼내 입에 물고 그대로 방아쇠를 당긴다.
전통적인 슬래셔 무비. 연쇄살인마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보여주는 프리퀄 격인 영화 ‘레더페이스’가 2018년 공개되기도 했다.
3위는 로만 폴란스키의 '악마의 씨'(Rosemary’s Baby, 1968).
"심리적인 공포에 대한 접근법이 너무 뛰어나 (영화사에서)박사 학위를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
미아 패로우의 잊혀지지 않는 오프닝 크레딧에서부터 옆집 악마 숭배자, 마지막 비극까지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남기는 걸작.
로즈메리(미아 패로우)는 배우인 남편 가이(존 카사베츠)와 맨하탄의 중산층 아파트에 이주한다. 평화로워 보이는 이 아파트에서 이들은 이웃의 친절한 노부부와 가까워져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중, 로즈메리가 화장실에서 만났던 한 여자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로즈메리는 악몽을 꾼 뒤 임신하게 된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오컬트 무비의 바이블. 2019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연출한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이 영화에 대한 오마주를 담고 있다.
- 이하 10위까지의 순위
4. 윌리엄 프리드킨의 '엑소시스트'(The Exorcist, 1973)
5. 존 카펜터의 '할로윈'(Halloween, 1978)
6. 알프레드 히치콕의 '싸이코(Psycho, 1960)
7. 조르주 프랑주의 '얼굴없는 눈'(Eyes Without a Face, 1960)
8. 존 카펜터의 '괴물'(The Thing, 1982)
9. 리들리 스콧의 '에이리언'(Alien, 1979)
10. 조지 로메로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Night of the Living Dead, 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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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