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고 아이버슨’ 박경상(31, DB)이 이상범 감독의 잔소리를 듣고 있다.
원주 DB는 18일 상주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21 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결승전’에서 서울 SK에게 82-90으로 패해 준우승을 했다. DB는 대회내내 좋은 경기력을 보여 정규리그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1쿼터 중반 교체로 들어간 박경상은 타이치와 호흡을 맞췄다. 박경상이 화려한 헤지테이션 드리블로 마크맨을 제친 뒤 도움수비를 온 골밑의 리온 윌리엄스 앞에서 포물선 높은 슛을 쐈다. 하지만 상대 높이를 의식한 슛은 들어가지 않았다.
무관중 경기였지만 취재진과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박경상의 플레이를 보고 “와~”하고 탄성이 터졌다. 하지만 이상범 감독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그는 “야! 아이버슨! KBL 농구를 해!”라고 호통을 쳤다. 관중석에서 다시 한 번 폭소가 터졌다.
이상범 감독의 의도는 무리한 일대일 공격을 자제하고, 패스해서 쉬운 팀플레이를 하라는 지시였다. 외국선수들도 듣고 ‘피식’할 정도로 아이버슨은 파장이 대단하다. 팬들 사이에서도 박경상이 화제의 선수가 되고 있다.
이날 박경상은 13분 23초를 뛰면서 야투 3개를 시도해 모두 실패했다. 득점은 자유투 2구 중 하나 성공한 1점이 전부였다. 슛이 장기지만 백보드를 맞춘 자유투 하나는 실패했다.
그는 5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턴오버도 3개였다. 어시스트 대 턴오버 비율이 1.3으로 저조했다. 보통 2.5는 넘어야 안정적인 가드로 평가받는다. 이 정도 경기력이면 수비가 약한 박경상을 공격형으로 투입하는 의미가 없다.
이상범 감독은 박경상에 대해 “선수들이 별명을 알려줬다. 아이버슨처럼 잘했으면 좋겠다. 운동한지 얼마 안돼 굉장히 힘들 것이다. 잘 버텨줬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앨런 아이버슨은 183cm의 신장으로 NBA에서 득점왕 4회를 차지한 전설이다. 박경상이 자신의 별명에 어울리는 활약을 하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상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