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ERA 1위 ‘잠수함’, 25년 만에 대기록 2개를 모두 9회 놓치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9.26 10: 11

 KT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가 9월 눈부신 피칭을 이어가며 후반기 리그 No.1 투수로 우뚝 섰다. 위력적인 피칭으로 25년 만에 대기록 2개를 잇따라 세울 뻔 했다. 2개 모두 9회에 놓쳤다.
고영표는 2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105구를 던지며 3피안타 6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고영표가 오늘은 몇 구 정도 던질 것 같은지'를 묻자 "항상 적은 투구 수로 9회까지 던지기를 바라죠"라고 웃으며 "선발 투수는 경기만 만들어주면 좋다. 오늘 상대 투수 임찬규도 좋아서, 고영표가 이전처럼 하던대로 해주면 좋겠다. 어, 이렇게 말하면 9회까지 던져주길 바라는 건가"라고 껄껄 웃었다.

25일 LG전, KT 선발 고영표가 마운드 위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1.09.25/rumi@osen.co.kr

이어 "초반 싸움만 잘 되면, 경기만 만들어주면 된다. 선발은 그 역할만 잘해주면 된다"고 희망을 말했는데 100%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고영표는 최근 4차례 등판에서 8이닝(비자책 1실점)-9이닝(무실점)-8⅓이닝(1실점)-8이닝(무실점)의 완벽투를 이어갔다.  
이날 4회 2사 후 오지환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9월 들어 첫 볼넷이자, 최근 30이닝 연속 무볼넷 행진이 멈춘 것이 아쉬웠다.
고영표는 1회 홍창기를 2구 만에 외야 뜬공으로 아웃을 잡은 뒤 김현수에게 초구 직구로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어 서건창에도 초구 투심으로 중전 안타를 맞아 1,2루 위기에 몰렸다. 고영표는 패스트볼을 잇따라 공략당하자, 구종을 바꿨다. 채은성을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으로 3구삼진을 잡고, 오지환은 체인지업만 4개 연속 던져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이후 2~3회는 삼자범퇴. 4회 2사 후 볼넷을 내주면서 30이닝 연속 무사사구 기록이 중단됐다. 5회 1사 후 안타를 맞았지만 병살타로 끝냈고, 6~7회는 연속 삼자범퇴를 이어갔다. 
8회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1루 견제구로 대주자 김용의를 태그 아웃시켰다. LG가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으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LG의 어필로 잠시 경기가 중단되자, 이강철 KT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 고영표를 다독이고 내려왔다. 이후 내야 땅볼과 삼진으로 8이닝까지 완벽하게 책임졌다. 
25일 LG전, KT 선발 고영표가 2회초를 마친 후 덕아웃으로 들어가며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1.09.25/rumi@osen.co.kr
고영표는 후반기 7경기에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 중이다. 후반기 평균자책점 1위 투수다. 두산 미란다(1.70)를 제쳤다. 52⅓이닝은 한화 킹험(57이닝)에 이은 2위다. 그런데 킹험은 9경기나 등판했다. 고영표는 경기당 평균 7⅓이닝을 던지고 있다.
최근 4경기를 보듯이 이제 8회에도 마운드를 지키는 것이 익숙하다. 고영표가 100구 이내로 완봉승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는 말을 했다고 하자, 이강철 감독은 "야구가 잘 되나 보다"고 껄껄 웃으며 "그런 여유가 있다는 건 좋다. 그만큼 자기 구위에 자신이 있다는 말이다"고 말했다. 
고영표는 지난 12일 SSG전에서 9이닝 동안 103구를 던지며 무사사구 완봉승을 기록했다. 18일 NC전에서 2경기 연속 무사사구 완봉승을 눈앞에 뒀다가 9회 1사에서 1점을 내주며 깨졌다. 2경기 연속 무사사구 완봉승은 KBO 역대 4번 밖에 없다. 고영표는 1996년 쌍방울 성영재 이후 무려 25년 만에 대기록을 세울 뻔 했다.
25일 LG전에서 고영표가 9회에도 올라와 실점없이 막아냈더라면, 대기록을 세울 뻔 했다. 이날 경기는 역대 20번째 0-0 무승부로 끝났다. 20차례 0-0 무승부에서 선발 투수(9이닝 이상)가 완투한 경우는 13번 밖에 없다. 9회 무실점으로 던졌더라면, 1996년 OB 박상근 이후 25년 만에 0-0 무승부를 이끈 선발 투수(9이닝 이상)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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