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의 내야수 카일 슈와버가 보스턴 팬들을 웃고 울렸다.
11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 1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슈와버는 플레이 하나 하나가 진기명기였다.
0-2로 뒤진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슈와버는 탬파베이 선발 투수 드류 라스무센의 80마일 커브를 밀어쳐서 그린몬스터를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추격의 솔로포였다.
슈와버는 공격력은 좋으나 수비력은 평균 이하다. 3회 1루에서 수비 불안이 터졌다. 선두타자 브랜든 라우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잡은 슈와버는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투수 네이선 이오발디에게 토스한다는 것이 그만 이오발디 머리 위로 한참 솟구치는 악송구를 하고 말았다. 글러브가 닿을 수 없는 거리, 송구 실책이었다. 다행히 무사 1루에서 3타자 연속 범타로 처리해 실점은 없었다. 실책을 한 슈와버는 마음의 짐을 덜었다.
1-2로 뒤진 3회말 슈와버는 무사 1루에서 우선상 안타를 때려 무사 1,3루 찬스로 연결했다. 키케 에르난데스의 동점 적시타가 터졌고, 라파엘 디버스의 중전 안타까지 이어졌다. 2루에 있던 슈와버는 홈까지 뛰었고, 중견수의 송구가 3루쪽으로 치우치면서 역전 득점을 올렸다. 송구가 홈플레이트로 방향이 정확했더라면, 발이 느린 슈와버가 아웃될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
4회초 보스턴 수비, 선두타자 최지만이 때린 타구는 1루수로 향했다. 타구를 잡은 슈와버는 이번에는 앞으로 대시하면서 침착하게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이오발디에게 던져 아웃을 시켰다. 이후 슈와버는 두 손을 하늘로 치켜들고 기쁨을 표현했고, 이어 오른 손으로 어퍼컷을 했다.
보스턴 동료들도 슈와버로 향하는 땅볼 타구에 마음을 졸였는지, 2루수 크리스티안 아로요와 우익수 헌터 렌프로는 아웃이 되자마자 오른손을 치켜들며 함께 기뻐했다.
평범한 땅볼 타구를 아웃으로 처리한 슈와버는 모자를 벗어 1루측 보스턴 팬들을 향해 흔들었고, 팬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일부 팬들은 기립박수를 쳤다. 현지 중계진은 슈와버의 흥이 넘친 행동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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