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믿을 선수는 고진영(26)이었다.
고진영은 한국시간 11일 새벽,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 콜드웰의 마운틴 리지 컨트리클럽(파 71, 6656야드)에서 열린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총상금 300만 달러=약 35억 8,000만원, 우승상금 45만달러=약 5억 3,000만원)에서 와이어투와이어로 우승했다.
11일 진행된 최종라운드에서만 5타를 더 줄여 최종합계 18언더파 266타(63-68-69-66)의 성적이었다. 2위 캐롤라인 마손(독일)과는 4타차가 나는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더군다나 고진영은 4라운드 내내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와이어투와이어’로 우승컵까지 한달음에 내달렸다.
고진영의 독주는 3라운드 때부터 조짐이 있었다. 3라운드를 마쳤을 때 고진영(-13)은 2위 그룹과 4타까지 벌어져 있었다. 최종라운드에서의 경기도 안정적이었다. 17번홀에서 첫 보기를 범하기 전까지 6개의 버디만 잡아내고 있었다. 최종라운드에서 고진영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낸 선수는 보기 없이 버디 7개만 적어낸 캐롤라인 마손(-7)과 6타를 줄인 가비 로페즈뿐이었다.
고진영은 2019년 3월 열렸던 ‘뱅크 오프 호프 파운더스컵’ 우승자이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는 디펜딩 챔피언의 자격도 갖고 있었다. 2020년에는 대회가 열리지 않아 타이틀 방어에도 성공한 셈이다.
이날 우승으로 고진영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통산 10승 고지를 밟은 5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2018년 LPGA 진출 이후 4년만에 거둔 기록이다. 앞서 두자릿수 승수를 올린 한국 선수는 박세리(25승), 박인비(21승), 신지애(11승), 김세영(12승)이 있다.
또한 고진영은 LPGA 역사에 남을 의미 있는 기록에도 도전하고 있다. 이번 대회 성적으로 스웨덴의 애니카 쏘렌스탐이 세운 ‘1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와 타이를 이뤘기 때문이다. 고진영은 7월의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라운드부터 시작해 이후 14개 라운드에서 한 번도 60대 타수를 벗어나지 않았다.
애니카 쏘렌스탐은 2005년 시즌 중반에 이 기록을 세웠는데, 이 기록이 계속되는 동안 4개 경기에서 3승을 올린 바 있다.
고진영의 신기록 도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고진영은 10월 21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참가할 예정인데, 이 대회에서도 60대 타수를 이어간다면 ‘연속 라운드 60대 타수 기록’은 고진영의 이름으로 다시 쓰이게 된다.
최근 고진영의 페이스는 극에 달해 있다. 7월 2일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 우승, 7월 23일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공동 60위, 9월 17일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 우승, 9월 25일 월마트 NW 아칸사스 챔피언십 공동 6위, 10월 2일 숍라이트 LPGA 클래식 공동 2위의 결과를 보이고 있다.
올 시즌에만 3번째 우승을 일군 고진영은 “지난 주 지난 주에 너무 아쉬웠던 경기를 했기 때문에 내가 이번 주에 그걸 잘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이 많았다. 정말 감사하게도 이번 주에 너무 훌륭한 경기를 했던 것 같다. 너무 기쁜 우승이다. 한국에서도 10승이고, 여기에서도 10승이 됐는데, 이렇게 의미 있는 파운더스컵에서 그것도 내가 디펜딩 챔피언인 대회에서 20번째 우승을 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이정은이 10언더파로 공동 4위에 올랐고, 김아림이 9언더파로 공동 6위에 랭크됐다. 김세영은 6언더파 공동 13위.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