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의 이정재가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할리우드 진출에 대해 "좋은 작품이나 제안이 있다면 활동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미국 유력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11일(현지시간) 배우 이정재와의 인터뷰 내용을 게재했다.
이정재는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 성기훈으로 분해 열연했고, 해당 작품이 세계적인 히트작에 등극하면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정재는 "할리우드에서 새로운 제안이나 요청은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며 "하지만 제대로 된 작품이 있다면 해외에서도 활동하고 싶다. 재밌을 것 같다"고 밝혔다.
'오징어 게임'의 성공 요인에 대해 "처음에는 이런 성공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대본을 읽어보니 한국 밖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들어있다고 느꼈다"며 "황동혁 감독은 등장인물, 역할, 감정을 매우 상세하게 설명한다. 슬픔은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고 등장 인물들의 다른 슬픔은 시청자들이 쉽게 느낄 수 있다. 현실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그 캐릭터들이 큰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그들은 믿을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관객들이 이 쇼의 클라이맥스적인 결말을 기꺼이 믿는 이유다. 정말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한국 영화는 '올드 보이'와 '설국열차', 그리고 아카데미 4관왕 '기생충' 등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을 통해 TV 드라마까지 인정 받아 넷플릭스 등 대기업들은 한국 콘텐츠 공급 업체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정재는 "영화나 시리즈 중 어느 것이 더 나은지 의문이 늘 생긴다"며 "중요한 것은 대본이 형식에 맞는지, 이야기가 재밌고 매혹적인지 여부다. 우리는 배우가 둘 중 하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요즘 한국에서는 10부작 이하의 시리즈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배우로서 더 많은 시리즈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오징어 게임' 성공 후에도 배우로서 달라진 건 없다며 "기훈의 캐릭터는 쇼의 진행에 따라 많이 변한다. 이 드라마는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데, 배우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 보고 싶어할 것 같다. 이런 배역을 연기한 것은 아마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과거 배우와 사업가를 병행한 이정재는 "점점 더 연기에 집중하고 싶다"며 현재 판권을 사들여 각본을 다시 쓴 후 연출하고 있는 차기작 '헌트'도 언급했다.
그는 "내가 이 영화에서 감독 역할을 한다고 해서 연기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난 여전히 연기를 가장 좋아하고 그것에 집중할 생각"이라며 "어렸을 때 다른 직업에 대해 궁금했고, 세계의 다른 지역들을 보고 싶었다. 여러가지를 시도해 보고 싶었고, 그런 일에 관여한 지는 꽤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정재는 "40살이 된 후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고, 한 가지만 집중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혼자 연기하는 것에 집중하기로 결심했다"며 "이제 50살이 다 돼가니까 더 느끼는 게 있다.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기로 했다. 현재로서는 해외 프로젝트를 할 계획이 없지만, 좋은 기회가 온다면 당연히 열려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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