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26)이 기어코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탈환했다. 3라운드까지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임희정은 연장전에서 고진영에게 패해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직행 티켓을 아깝게 놓쳤다.
고진영은 24일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약 23억 5,000만 원)에서 연장전 끝에 KLPGA 투어의 임희정(21, 한국토지신탁)을 누르고 우승자가 됐다.
우승상금 30만 달러(약 3억 5,000만 원)를 챙긴 고진영은 지난 6월 미국의 넬리 코다에게 잠시 내준 세계 랭킹 1위 자리도 되찾았다. 올 시즌 우승 횟수도 3승을 올리고 있는 넬리 코다를 앞질렀다.
고진영은 지난 7월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에서 시즌 첫 우승을 기록했고, 9월의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 10월의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 그리고 이번 BMW 레이디서 챔피언십까지 4개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LPGA 투어 개인 통산으로는 11승째다.
고진영의 이날 우승은 한국 선수들이 LPGA 투어에서 올린 200번째 우승이라는 각별한 의미도 있었다. 한국 여자 선수들은 1988년 고 구옥희 선수가 첫 승을 올린 이후 33년만에 200승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24일의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는 그러나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를 대표하는 임희정에게는 통한의 기억으로 남게 됐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며 2위 고진영과 4타차까지 벌려 놓았지만 최종라운드에서 크게 역전패했다.
이날 고진영은 전반 9개홀에서만 버디 6개를 쓸어 담으며 임희정을 맹추격했고, 후반에도 버디 2개를 더 보태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71-64-67-64)를 기록했다.
임희정은 전반 4, 5번홀에서 찾아온 버디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게 결국 한이 됐다. 6번홀 이후에야 평정심을 찾은 임희정은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잡아내 고진영과 동타(67-66-65-68)를 이뤘다.
고진영은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낚아 승부를 오래 끌지는 않았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지난 2019년 창설됐지만 지난 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회가 열리지 못했고, 이번이 2회째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