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26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일등 공신은 알렉스 앤소폴로스(44) 단장이다. 그런데 우승이 확정된 날, 앤소폴로스 단장은 현장에 없었다. 코로나19 확진으로 자가 격리 중이었다.
애틀랜타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WS) 6차전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7-0으로 완파,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1995년 이후 26년 만으로 구단 역대 4번째 WS 우승.
2017년 11월부터 애틀랜타를 맡은 앤소폴로스 단장은 4시즌 만에 WS 우승으로 성과를 냈다. 2009~2015년 토론토 블루제이스 단장, 2016~2017년 LA 다저스 운영 부사장을 거쳐 애틀랜타에서 마침내 첫 WS 우승을 맛봤다.
그러나 우승 현장 앤소폴로스 단장은 없었다. 'ESPN'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앤솔폴로스 단장은 지난달 3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WS 4차전이 열린 날이었다. 그로부터 3일이 지나 우승이 확정되기 전까지 앤소폴로스 단장은 이를 비밀에 부쳤다.
우승 확정 후 화상으로 취재진과 인터뷰한 앤소폴로스 단장은 "시리즈가 끝나기 전까지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조용히 있었다. 내 상태는 완전히 좋다. 가족들과 함께 경기를 TV로 시청했고, 지금 매우 행복하다"며 웃었다.
애틀랜타는 지난 7월31일까지 51승54패로 5할 승률에 승패 마진 -3으로 지구 3위였다. 6월 외야수 마르셀 오수나가 가정 폭력 혐의로 체포됐고,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가 무릎 수술로 시즌 아웃되면서 외야에 큰 구멍이 2개나 생겼다. 이 순간 앤소폴로스 단장의 힘이 발휘됐다.
그는 7월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4건의 트레이드로 외야수 4명을 전력에 채워 넣었다. 7월16일 시카고 컵스에서 작 피더슨을 데려온 데 이어 7월31일 하루에만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에디 로사리오,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호르헤 솔레어,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아담 듀발을 한꺼번에 영입했다.
트레이드 전까지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 이 선수들이 애틀랜타에 와서 크게 터졌다. 8월 이후 36승19패(승률 .655)로 급반등하며 지구 우승을 차지한 뒤 가을야구에서 거침없이 질주했다. 피더슨이 디비전시리즈에서 7타수 3안타 2홈런 5타점으로 활약했고, 챔피언십시리즈에선 로사리오가 타율 5할6푼 3홈런 9타점으로 폭발하며 MVP에 올랐다. 솔레어는 월드시리즈에서 결승 홈런 3개로 MVP에 등극했다. 듀발도 월드시리즈에 홈런 2개 포함 6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4명의 선수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가을야구에서 번갈아가며 폭발, 기적 같은 우승을 만들어냈다. 비록 코로나 확진으로 역사의 현장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누가 뭐래도 앤소폴로스 단장이 MVP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