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영탁의 소속사 대표가 음원 사재기 혐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는 가요팬들에게 충격을 안겨주는 가운데 해당 혐의를 처음 공식 인정한 사례란 점에서도 눈여겨볼 만 하다.
밀라그로 이재규 대표는 4일 지난 해에 이어 다시금 불거진 '니가 왜 거기서 나와'의 음원 사재기 이슈에 대해 "이번 사건의 혐의점을 모두 인정하고 있으며 깊이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 조사에 성실히 임했으며, 사실관계 소명을 했다"라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일,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음원 사재기(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를 수사한 끝에 이 대표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는 A씨에게 돈을 건네며 음원 사재기를 의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무명가수의 곡을 많은 분들께 알리고자 하는 개인적인 욕심에 잠시 이성을 잃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다"라며 "소속사 대표로서 처신을 잘못한 점 깊이 반성하고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라고 사과했다.
더불어 소속 아티스트 영탁에 대해서는 “이번 건은 제가 독단적으로 진행했다. 오랜 무명 생활 끝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능력만으로 주목 받게 된 아티스트에게 누를 끼쳐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하며 자신이 독단적으로 한 행동임을 강조했다.
밀라그로 측은 해당 의혹을 지난 해 3월 한 차례 부인했던 바다. 한 매체는 밀라그로 측이 2018년 10월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발매 당시 음원 사재기를 의뢰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는데 이에 밀라그로 측은 "회사와 관련된 음원 사재기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며 "규모가 작은 회사이다 보니 가수 지원에 한계가 있었고 좋은 활동을 위해 주변에 조력을 구하며 여러 노력을 해왔으나, 그 과정에서 회사의 미숙함으로 영탁에게 어려움이 되지 않았는지 무거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약 1년 반 뒤 의심은 사실이 됐고 해명은 거짓이 됐다.
그간 가요계에서는 꾸준히 음원사재기 논란이 불거져 시끄러웠던 바. 지난해 3월 김근태 국민의당 후보가 언더 마케팅 회사가 불법으로 취득한 일반인의 ID를 악용해 음원 차트를 조작한 정황과 증거를 공개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고 이에 해당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가수들 소속사는 즉각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하며 억울함을 표했다.
그런가하면 가수 박경은 2019년 개인 SNS에 몇몇 가수들의 실명을 언급하며 "(이들)처럼 사재기 좀 하고싶다"란 글을 올려 큰 파장을 일으켰던 바다. 이에 박경은 일부 아티스트로부터 고소를 당했으며 벌금형을 받았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음원 사재기와 관련해 파헤친 적 있지만, 다른 이슈에 비해 의혹을 시원하게 풀어주지는 못했던 바. 그 만큼 '실체가 없다'라고도 전해져 내려온 사재기 논란에 처음으로 공식 인정 사례가 나오면서 실체에 다가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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