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최강=승리 보장' 못한다…챔피언 KT, LG를 통해 얻어야할 교훈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1.13 07: 16

아무리 야구가 투수 놀음이라고 해도 투수만 잘해서는 절대 승리를 쟁취할 수 없다. 야구는 실점 못지않게 득점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2015년 1군 진입 후 7년만에 감격의 첫 정규시즌 우승을 일궈낸 KT 위즈. 원동력은 10구단 최강의 마운드였다. 데스파이네-쿠에바스-고영표-배제성-소형준으로 이어지는 5선발에 주권, 이대은, 박시영, 조현우, 김재윤 등 불펜진까지 시즌 내내 남다른 견고함을 자랑했다. 그 결과 올 시즌 선발 평균자책점(3.69)과 선발승 1위(53승), 불펜 평균자책점 2위(3.68) 등 각종 마운드 지표 상위권을 독식했다.
그러나 아무리 마운드가 탄탄해도 치지 못하니 이길 수 없었다. 잔루가 쌓이고 필요할 때 한방이 나오지 않았던 10월이 딱 그랬다. 월간 득점권타율이 한화와 함께 최하위(2할9리)에 그치며 투수들의 역투에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 10월 병살타도 KIA, 한화에 이은 전체 3위(19개)였다. 10월 5일만 해도 2위 LG에 4경기 차 선두를 달리던 KT가 타이브레이커 끝 가까스로 정상에 오른 이유다.

1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연습경기가 진행됐다. 이날 경기는 KT 위즈가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2-0 승리했다.9회말 KT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1.11.11 /ksl0919@osen.co.kr

KT와 가장 비슷한 팀 컬러를 가진 구단이 바로 LG다. LG 또한 팀 평균자책점 1위(3.57)의 마운드를 앞세워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펼친 팀. 선발 평균자책점 2위(3.85), 불펜 1위(3.28)로 앞과 뒤가 모두 탄탄했다. 마운드만으로 정규시즌 3위를 해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LG의 문제점 역시 저조한 타격이었다. 외국인타자 영입 실패와 거포 부재로 적은 점수를 뽑고 마운드가 이를 어떻게든 지키는 야구가 반복된 것. 그 결과 막바지 운명의 6연전 3무 3패로 우승권이 멀어졌고,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서 1승 2패 일격을 당하며 씁쓸하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치열한 순위싸움이 펼쳐졌던 10월 LG의 팀 타율은 전체 9위(2할3푼3리)였다.
1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연습경기가 진행됐다. 이날 경기는 KT 위즈가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2-0 승리했다.4회말 KT 강백호가 헛스윙을 하고 있다. 2021.11.11 /ksl0919@osen.co.kr
KT 역시 타격이 침체된 가운데 시즌을 마친 상황이다. 우승을 거두며 2주라는 값진 휴식을 부여받았지만 체력은 회복됐을지 몰라도 타격감이 살아났을 것이란 보장은 없다. LG처럼 슬럼프가 가을야구까지 이어질 경우 4승까지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반대로 너무 감이 좋았을 때 쉬면 아깝다는 생각이다. 2019년 전반기 타격감이 좋았는데 올스타 휴식기 이후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며 “지금은 그걸(10월 타격감) 잊고 시작하는 거니까 긍정적으로 본다. 포스트시즌을 쭉 보면서 코칭스태프가 많은 생각을 했고, 타자들에게 이런 부분을 이야기했다”고 크게 개의치 않았다.
KT가 꺼내든 해결책은 기본이다. 단기전답게 어떻게든 주자를 득점권에 위치시킨 뒤 선취점을 따낸다는 계획.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선취점이 승리로 연결되지 못한 경기는 플레이오프 1차전이 유일했다. 이 감독은 “정석대로 가려고 한다. 가을야구에서 장타를 치는 건 쉽지 않다. 주자를 득점권 찬스에 갖다 놓은 뒤 선취점을 뽑으면서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래도 한화와의 두 차례 연습경기를 통해 어느 정도 희망을 봤다. 1차전에서 외국인타자 제라드 호잉이 손맛을 봤고, 2차전에선 강백호가 추격의 적시타, 배정대가 동점홈런으로 감각을 가다듬었다.
마운드가 워낙 탄탄하기 때문에 타격만 어느 정도 뒷받침되면 지쳐 있는 두산을 상대로 4승 고지를 선점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라면 그만큼 우승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쳐야 이기기 때문이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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