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육대회 여고부 결승에서 불거진 편파 판정 논란으로 징계를 받은 기술위원 A씨가 강하게 반발, 대한핸드볼협회를 상대로 법적인 조치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 10월 14일 경북 경주체육관에서 열린 '제102회 전국체육대회 핸드볼 여고부 결승전'은 '판정 논란'이 나오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올라 관심을 모았다. 경기는 강원 대표 황지정보산업고가 충북 대표 일신여고를 26-25로 꺾어 2014년부터 올해까지 전국체전 7연패를 달성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일신여고가 경기종료 3분여를 남기고 24-22로 앞선 상황이었으나 수비수가 2분간 퇴장을 받았고 항의하던 일신여고 벤치에 경고를 줘 경고 2회 누적으로 다른 선수 한 명이 추가로 2분간 퇴장을 당했다.
경기는 일신여고가 황지정보산업고에 24-23까지 따라잡힌 상황. 이후 경기종료 2분 7초가 남은 상황에서 일신여고 선수 또 한 명이 2분간 퇴장을 받으면서 일신여고는 골키퍼를 제외한 3명의 필드 플레이어로 황지정보산업고에 맞서야 했다. 결국 경기는 일산여고의 역전패로 막을 내렸다.
이에 대한핸드볼협회는 지난 5일 "기술임원의 주요한 책무를 소홀히 한 해당 기술임원(후반전 26분경 일신여고 벤치에 경고)에 대해서는 2022년 3월까지 모든 경기 배정 금지의 징계를 내렸으며, 해당 심판에 대해서는 책임감 및 역량강화를 위한 특별과제를 이행하도록 조치했다"면서 운영 미숙의 책임을 물어 A씨에게 5개월의 징계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에 A씨의 법률대리인 김선웅 변호사(법무법인 지암)는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런 대한핸드볼협회의 조치에 대해 "국제검증된 판정에 대한 핸드볼협회의 막가파식 징계는 불법"이라며 "일부 체육회, 정치인의 부당한 개입에 의한 보복징계 의혹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불법징계 책임자 및 경기임원의 명예훼손 책임자에 대한 처벌 필요하고 불법징계와 파행운영의 핸드볼 협회에 대한 강도높은 감사 필요"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기술위원 A씨가 감독에 내린 경고판정은 이미 퇴장당한 선수들과는 무관한 판정이었다. 이미 2명의 선수퇴장이 이루어진 직후 또다시 일신여고 선수의 개인파울로 심판에 의한 선수퇴장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일신여고 선수 3명의 퇴장이 각기 다른 사유로 심판에 의해 퇴장당한 것이지 기술임원 A씨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일신여고 감독이 경고 2회 누적으로 퇴장을 받은 것은 이미 전반전에 경고를 받은 상태에서 다시 심판에게 항의하자 경고를 줬기 때문이다. 경기 규정상 감독이 아니라 선수가 퇴장을 당하는 상황으로 이미 퇴장당한 선수들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특히 김 변호사는 "기술위원 A씨가 경기규정을 위반한 일신여고 감독에게 경고판정을 주지 않았을 경우 기술임원으로서 의무위반이고 징계를 받을 사안"이라면서 오히려 "A씨가 기술위원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공정한 경기운영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기술위원 A씨의 판정은 협회 스스로도 인정한 정상적인 기술임원의 판정이며, 국제기구(아시아핸드볼연맹)에서 검증된 정상적 판정입니다. 핸드볼협회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듯이 핸드볼협회는 이 사건 경기영상으로 아시아핸드볼연맹(AHF)에 보내 정상적인 판정과 경기운영이었다는 검증을 받았다"면서 "단지 매끄럽지 않은 경기운영이었다는 것을 확인했을 뿐 판정에 문제가 없음이 확인됐는데 5개월 출전정지 중징계는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핸드볼협회가 A 임원에게 내린 중징계는 상벌위원회 규정, 스포츠공정위원회규정을 무시하고 징계를 심의하는 정상적인 위원회조차 열리지 않았고, 당사자에게 소명의 기회도 주지 않아 절차상 중대한 하자를 범했다"면서 "원천무효이자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소명기회나 재심기회도 주지 않아 징계가 확정되지도 않았음에도 실명을 밝혀 판정에 문제가 있었고, 징계처분내용을 공개했다. 이는 A 임원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행위이고 핸드볼 협회의 불법행위이며 이에 대해서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김 변호사는 "A 임원에 대한 핸드볼협회의 비정상적인 징계를 사주하고 부당하게 개입한 세력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이들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 "국제기구의 검증과 다른 기술임원에 대한 징계처분으로 A 임원의 판정이 지극히 정상적인 판정임을 확인하고도 상벌위원회나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개최하지도 않은채 5개월 출전정지의 중징계를 내린 것은 핸드볼협회의 결정에 누군가 부당한 개입을 했거나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배후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핸드볼협회의 불법징계에 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며 불법적으로 개입한 당사자들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이번 불법징계를 주도하고 부당하게 개입한 책임자들과 핸드볼 협회 집행부는 모두 책임을 져야 하고 모두 사퇴해야 한다. 또 대한체육회나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러한 핸드볼협회의 불법징계에 대한 조사를 하여야 하고 협회운영 전반에 대한 강도높은 감사에 착수해서 이러한 불법행정과 파행적운영의 문제점을 밝혀내고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