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7년째 이러지?…뒤늦게 터진 한방, 박건우 상위타선 자격 없었다 [KS3]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1.17 22: 08

이 정도면 가을이라는 계절이 천적인 듯싶다. 정규시즌 두산의 해결사였던 박건우가 또 다시 빅게임 포비아에 시달렸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지난 15일 KT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부진에 빠진 양석환에게 박건우를 예로 들어 조언을 건넸다. “박건우는 (포스트시즌) 7년째 저러고 있는데 넌 첫해에 이 정도면 양호한 것”이라는 농담 섞인 메시지였다.
김 감독의 말대로 박건우는 실제로 7년 연속 가을만 되면 죽을 쑤고 있다. 사실 박건우는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2015년부터 주전으로 도약해 7년 연속 3할 타율을 해낸 수준급 외야수. 2016년부터 2년 연속 20홈런을 비롯해 2017년 20(홈런)-20(도루)에 가입하며 호타준족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3회말 두산 박건우 타석, 전광판에 표시된 한국시리즈 기록. 2021.11.17 /jpnews@osen.co.kr

그러나 이상하게 가을만 되면 이런 장점들이 모두 사라진다. 지난해까지 박건우의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44경기 타율 1할9푼 2홈런 18타점. 생애 첫 가을야구였던 2015년 준플레이오프 4경기 타율 1할1푼1리를 시작으로 2018년 한국시리즈 6경기 타율이 4푼2리에 그쳤고,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서 모두 1할대 타율을 기록했다.
3회말 2사 주자없는 상황 두산 박건우가 삼진으로 물러나고 있다.  2021.11.17 / dreamer@osen.co.kr
올해 가을도 큰 반전은 없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타율 1할에 이어 준플레이오프에서 4할1푼7리로 부진에서 탈출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플레이오프 2할2푼2리, 한국시리즈 2경기 7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다시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15일 2차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5번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했다.
두산은 3차전 승리를 위해 박건우를 리드오프 정수빈과 함께 테이블세터에 배치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효과는 크지 않았다. 1회 3루수 땅볼을 시작으로 2회 헛스윙 삼진, 6회 1사 1루서 2루수 야수선택으로 흐름을 잇지 못했다. 안타성 타구가 2루수 박경수의 호수비에 잡히는 불운이 따랐다. 이후 0-3으로 뒤진 8회 2사 2루서 추격의 적시타를 날렸지만 이미 승기가 상대에게 기운 뒤였다.
두산은 타선이 3경기 연속 극심한 슬럼프를 겪으며 결국 충격의 시리즈 3연패를 당했다. 이제 1패면 가을 미라클이 이대로 허무하게 종료되는 상황. 박건우의 책임이 적지 않아 보인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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