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송화(28)의 무단이탈 이후 IBK기업은행의 내홍이 끊이지 않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2라운드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1, 25-18, 27-25)으로 승리했다. 김사니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은 첫 경기에서의 승리다.
하지만 김사니 감독대행은 팀 승리에도 마냥 웃지 못했다. 조송화의 무단 이탈로 시작된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결국 윤재섭 단장과 서남원 감독이 경질되며 팀이 풍비박산 났기 때문이다.
조송화는 지난 12일 KGC인삼공사와의 경기 후 팀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훈련 도중 서남원 전 감독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대답도 하지 않았고 김사니 코치까지 나섰지만 상황은 더 악화됐다. 결국 조송화가 먼저 팀을 떠났고 서남원 전 감독이 김사니 코치를 나무라자 김사니 코치마저 사의를 표명하고 팀을 떠났다. IBK기업은행은 조송화를 임의해지하기로 결정했고 김사니 코치는 설득 끝에 감독대행을 맡겼다.
김사니 감독대행은 지난 경기 전 인터뷰에서 조송화가 팀을 이탈했고 이후 서남원 감독님이 화가 많이 나서 모든 선수와 코치가 보는 앞에서 나에게 나가라며 모욕적인 말과 폭언을 했다. 그 때가 처음이 아니다. 여러 사람들 앞에서 나를 지칭해서 이야기한 적이 많았다. 사의를 표하기 전부터 잠도 잘 자지 못했고 공황장애도 조금 있었다. 지금도 약간 어려움이 있다”라며 사의를 표명했던 이유를 밝혔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수지는 “우리가 느끼기에도 조금 많이 불편한 자리였다. 누구의 편을 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상황이 분명히 있었고 모든 선수들이 상황을 지켜봤다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김사니 감독대행은 “당시 감독님이 어떤 부분 때문에 폭언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선수들에게 가끔 그런 분위기를 만든 적은 있었지만 코칭 스태프에게 그러는 것은 처음이었다. 내가 어떤 잘못을 했거나 가르침을 받아야한다면 혼날 수도 있지만 ‘야, 너, 김사니 대답안해’라며 모욕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팀에는 미성년자 선수도 있다. 후배들에게 보여줄 모습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조송화가 서남원 전 감독과 갈등을 빚은 것에 대해 김사니 감독대행은 “감독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고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것은 100% 조송화의 잘못이다. 그 두 사람의 갈등은 나도 정확하게 어떤 내용인지 모르겠다. 두 사람의 마음을 알 수도 없고 물어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쌓인 선수단과 서남원 전 감독의 불화가 조송화의 무단이탈로 이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선수단이 감독을 몰아내기 위해 이런 일을 벌였다는 것이다.
김수지는 “우리가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감독님의 경질을 주도했다는 말도 안되는 기사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수정을 하고 싶다. 우리가 재작년부터 태업을 했다는 말이나 여러가지 훈련에 불성실했다는 말들이 있는데 내가 알기로는 그런 상황이 없었다. 그럼에도 그런 기사들이 많이 나와서 속상하다. 서남원 감독님과 훈련 과정이나 팀 생활과 관련해서 나쁜 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 남아있는 선수들은 이 상황이 당황스럽다. 선수들끼리 ‘감독님이 없었으면 좋겠다’이런 이야기를 한적도 없다. 이번 논란이 오해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반박했다.
선수단과 감독 사이의 불화설에 대해 김희진은 “불화라는 말 자체가 대답을 해도 문제고 안해도 문제인 것 같다. 가족간에도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불화라고 하면 불화이고 아니라고 하면 넘길 수 있는 문제다. 이게 각자의 입장만 생각하고 와전이 되니까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 선수는 선수대로 감독은 감독대로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fpdlsl72556@osen.co.kr